서대문사람들
인터뷰
노인의 날 기념 특별인터뷰 / 이 문 심 어르신 강사
최연희 기자
2007-10-11 17:37
“배운 것을 묵히지 않고 활용할 수 있어 기뻐요”
일흔 넘은 고령에도어린이집 강사로 활약
73세 고령의 나이로 새롭게 시작한 일본어강사 활동의 매력에 푹 빠져있는 이문심 강사.
이문심 강사의 수업에 국제어린이집 아이들이 즐거워하고 있다.

『せん-せい(센세:선생님), おはよう ございます(오하요-고자이마스:안녕하세요)』
국제어린이집(원장 류하나)에서는 오전 10시 아이들의 일본어 수업이 시작된다. 일본어 강사는 놀랍게도 73세의 이문심 할머니.


일본어가 아이들의 귀에 쏙쏙 들어갈 수 있도록 동요에 율동까지 겸한 수업이 이뤄진다. 동요를 이용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일본어의 거부감을 없애기 위한 이문심 할머니의 하나의 전략이다.
처음에는 「원수나라의 언어」라고 비약하는 아이도 있어 당황하기도 했지만, 원수나라를 이기기 위해서는 그 나라의 언어를 알아야한다고 타이르며 동요로 친근함을 줬다. 그 결과 어린이집 교사들에게 『이(문심)선생님 언제와요?』, 『일본어 수업 언제 해요?』하며 일본어 수업시간을 기다리는 아이들이 늘어났다.


이문심 할머니는 현재 관내 피노키오 어린이집과 국제어린이집에서 매주 한차례씩 일본어 강의를 하고 있다. 어린이집에서의 어르신 강사활동은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이 노인일자리로 지원하고 있다. 월급도 없이 활동비 명목으로 20만원 받는 게 전부지만 이할머니는 감사하기만 하다.
『배운 것을 묵히지 않고 쓸 수 있다는 것이 너무 기뻐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같이 공부하게 되고 나이도 잊어버려요』


이문심 할머니는 일본어라곤 일제강점기 시대이던 초등학교 저학년 수업시간에 접해본 게 전부다. 그렇다면 어떻게 일본어 강사의 실력을 갖춘 걸까?
『일본어를 갑자기 공부하고 싶단 생각에 학원을 다니며 일본어를 배웠어요. 한 경비회사의 일본어 강사로 나서기도 하고, 일본인에게 한글을 가르치기도 했습니다. 여행가이드도 했었죠』
결혼 전에도 해보지 못한 사회활동을 결혼 이후 중년의 나이에 시작하게 됐지만, 이마저도 다리를 다쳐 하지 못하게 됐다. 그러다 어느덧, 자신이 머리가 희끗한 할머니가 돼 있는 걸 발견하고 이대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로 늙어가나 하는 생각에 찾은 시립서대문노인종합사회복지관의 일본어반. 오랜 시간이 흘러 가물가물한 일본어를 중급반부터 차근차근 다시 배워 강사의 자리에 섰다.


학부모들의 반응이 무엇보다 뜨겁다. 일본어뿐만 아니라 서예, 한문, 수학 등의 특기수업이 어르신 강사들로부터 무료로 이뤄지기 때문에 학부모의 부담이 전혀 없다.
국제어린이집 이내남 원감은 『우리 어린이집은 한문, 서예, 일본어 등 특기과목을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담당하고 있다』면서 『항상 웃는 얼굴에다 연륜만큼이나 열정적이기 때문에 학부모님들께서 좋아하신다』고 설명했다.


이문심 할머니는 『사업이 더 확대돼서 초등학교 어린이까지 가르칠 기회가 주어지길 소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늦게 공부를 시작한 분들이 더 열심히 해서 앞질러 가는 경우를 많이 봤다.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새롭게 배우고 자신의 일도 가져보길 바란다』며 동년배들에게 격려의 말도 잊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