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공무원들의 무사안일한 태도를 비난하면서도 한편으론 그들의 안정된 보장된 철밥통에 비유하고 부러워한다. 하지만 느슨해보이는 공직사회 안에도, 극심한 스트레스와 격무에 시달리는 부서는 있기 마련이다. 때문에 기피부서로의 인사를 면하기 위해서는 특히 「줄타기」가 중요한 곳도 공직사회다. 가장 어두운 현장에서 격무에 시달리는 부서를 조명해보기로 한다. 그 네 번째로, 구청 교통지도과 주차단속팀을 찾았다. <편집자 주>
운전자라면 누구나 주차문제로 눈살 찌푸린 경험 한 두 번쯤은 겪었을 것. 이때 주차위반 스티커라도 발부받았다치면, 나름의 사연이 있는 위반자들은 억울하기만 하고, 이런 운전자들의 모든 원성이 바로 구청 교통지도과 주차단속팀으로 쏟아진다. 입에 담기도 힘든 거친 욕설과 함께 퍼붓는, 일일 20~30건의 민원을 4명의 내근직 여공무원들이 상대하다보면 몸도 마음도 지치기 일쑤다.
벌써 4년째 주차단속팀을 이끌어가고 있는 승선호(52)팀장은 가장 큰 고충으로, 이러한 민원업무를 꼽는다. 승 팀장은 『위반자들은 대부분 「도로가이긴 하지만, 잠시동안은 차를 세워도 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구청의 단속을 불공정하게 받아들이고 흥분한 상태에서 민원을 제기하곤 한다』고 설명한다.
때문에 『민원 처리과정에서 모멸감을 느끼고 눈물을 찍어내는 여직원들의 모습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물론 열악한 주차환경으로 불법주차를 해야만 했던 주민들의 사정은 이해하지만, 그렇다고 단속을 게을리할 수도 없는 일. 『단속대상은 뒷골목이 아닌, 대부분 불법주차시 소통에 지장을 주는 곳이기 때문에 단속이 불가피하다』며 승 팀장은 그 답답함을 토로한다.
게다가 도로교통법 지침상 당연한 견인차 대동 업무에 대해, 견인업체 유착 의혹까지 제기하는 따가운 시선은 더욱 견디기 힘들다. 주차단속팀원들이 다음으로 어려움을 겪는 민원처리 문제는, 바로 아파트주민과 인근 단독주택 주민간 주차문제다. 서대문은 실질적인 주차장 확보율이 현저히 낮다보니, 골목 골목 틈새마다 주차 차량이 즐비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차장이 확보되지 않은 일반주택 거주자들은 이면도로인 인근 아파트 진입로를 점거하고 주차하는 일이 다반사고 이에대한 아파트 거주자들의 민원이 연일 쇄도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승 팀장이 제안한 묘안은, 아파트 여분 주차장에 대해 주택 거주자가 일정 요금을 부과하고 주차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적극적인 추진을 위해 아파트-주택 주민간 합의도출 자리까지 마련했으나, 결국 이마저 반대하는 아파트주민들의 개인주의에 씁쓸함을 삼키고 돌아서야 했다. 주차 민원은 휴일에도 쉬지 않는다. 때문에 업무특성상 명절이나 휴일에도 출근해야 하는 주차단속팀 직원들은, 내달부터 시행되는 주5일 근무에 상대적 박탈감이 더욱 크다.
이처럼 쉬는 날 없이 민원을 처리해야하는 내근직 팀원은 물론, 현장에서 발로 뛰는 주차단속 공무원들의 고충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14명의 여성 현장직원들은 4~5일에 한번 꼴로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야근을 감행해야 하고, 토·일요일 근무도 마다할 수 없다.
땡볕 불볕 더위와 살을 에이는 칼바람도, 이젠 10여년이 넘는 주차단속 경력으로 이겨내고 있다. 보람대신 욕설과 따가운 시설을 감내해야 하는 주차단속팀원들의 24시간은 오늘 하루도 길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