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탐방
경로효친선양회
김화영 기자
2006-04-22 17:50
20여년간 이어온 효행 실천
매년 지역 어르신 모시고 나들이
어르신과 함께 철원 고석정 나들이에 나선 회원들.
박래원 회장

자식을 낳고 길러본 후에야 비로소 부모가 베푸는 사랑의 고마움을 절실히 깨달을 수 있다고 했던가. 장성한 자녀를 두고 이제 효도를 받아야 할 나이에 들어선 중년의 남성들이, 이웃 어르신들에게 효를 실천하고 있다.

홍제3동 경로효친선양회(회장 박래원)가 매년 어버이날을 전후해 70세 이상 어르신들에게 관광을 보내드려 온지도 어느 덧 20여년. 지역 어르신들을 제 부모처럼 모시고 효행을 실천하기 위해 지난 81년도 홍제3동의 장정들이 뜻을 모아 창립한 단체다.

마음 놓고 여행 한번 떠날 여력이 없어 쓸쓸한 노년을 보내야 하는 저소득·독거 어르신들을 그 대상으로 하고있어 이들의 효행이 더욱 의미있다. 지난 달 역시 자비를 털어 400여명의 어르신을 모시고 철원 고석정 나들이에 나선 회원들은, 손수 마련한 음식까지 대접해드리는 정성을 보였다. 대규모 인원의 어르신을 모시고 떠나는 나들이다보니, 소요비용도 만만치 않다.

천만원대의 경비를 20여명의 회원이 자비를 털어 충당하려면 적지 않은 부담이 따를 것. 하지만 회원들은 어려운 경기 속에서도 즐거운 마음으로 선뜻 정성을 모은다. 뜻을 모아 넓은 길을 닦듯이, 선양회의 효행에 공감한 이웃들도 이들의 든든한 후원자다. 홍제동 내 여러 직능단체에서 관심을 갖고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아, 재원마련의 무거운 짐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다고.

84년도 부터 이곳에 몸을 담아, 선양회의 역사와 함께 얼굴 가득 넉넉한 주름을 만들어가는 박래원(58) 회장은 이제 단 한차례도 어르신들의 나들이 준비를 거를 수가 없다. 박 회장은 『매년 해오던 행사이다보니, 시기가 되면 어르신들이 먼저 기다리고 계신다』며 『순수한 뜻을 두고 하는 일이니 오히려 안하면 마음이 불편하고 불안할 것 같다』는 속내를 털어놓는다.

하지만 IMF를 기점으로 회원 수가 크게 줄어든 것이 못내 아쉬운 박 회장은 『경제적 어려움으로 점차 사람들이 마음의 여유를 잃어가는 것 같다』고 안타까워 한다. 연령층에 제한을 두진 않지만, 신입회원이 확보되지 못한 탓에 최연소 회원이 어느새 40세의 나이가 됐으니 그 세월 또한 실감케 한다. 비록 많지 않은 회원 수, 젊지 않은 나이지만 회원들은 동네 청소 및 매월 월례회를 통해 우애를 돈독히 다지는 일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또 홍제3동 노인정에 매월 소정의 지원금을 보내드리는 일 역시 이들의 보람이다. 아이에서 청년이 되고, 장성한 자녀들의 아버지가 돼서도 근본을 잊지 않는 선양회의 꾸준한 효행이 유독 빛난다.


Interview/박래원 회장
지역주민 한 마음으로 물심양면 지원
경기침체로 회원 감소 아쉬워


홍제3동 경로효친선양회는 지역 어르신들에게 효행을 실천해오고 있는 민간 단체다. 지역주민들이 순수한 뜻을 모아 23년째 그 맥을 이어가고 있는 경로효친선양회 박래원(58)회장을 만나봤다. 박 회장은 지난 83년부터 선양회에 몸담은 뒤 현재까지 이웃 어르신들에게 효를 실천하고 있다. <편집자주>

□ 경로효친선양회는 어떤 단체인가?

■ 지역 어르신들을 내 부모처럼 모시고, 효를 실천하고자 지난 81년 홍제3동 주민들이 뜻을 모아 자발적으로 창립한 단체다. 현재 20여명의 남성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65세가 되면 탈퇴를 하게 되지만, 탈퇴 회원들도 고문으로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시는지?

■ 매년 어버이날을 즈음해 저소득·독거 어르신들에게 관광을 보내드리고 있다. 회원들이 십시일반 특별회비를 걷어 충당하기도 하고, 직능단체 및 지역주민들이 관심을 갖고 찬조해 주시기도 한다. 그 외, 경로당에 약간의 용돈을 매달 지원해드리고, 동네 청소 등에도 참여하고 있다.

□ 올해 나들이는 어떻게 다녀왔나?

■ 철원 고석정을 찾아 어르신들이 온천욕을 즐길 수 있도록 해드렸다. 관광버스 8대를 이용해 400여명의 어르신과 각 직능단체 및 관계자분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갑작스레 내린 비로 차질이 생겨 아쉬웠다.

□ 활동에 어려운 점은 없는지?

■ 보람을 갖고 하는 일이기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많은 인원의 어르신들을 모시고 관광을 하다 보면 사고 등 어려움이 따를 수도 있지만 각 단체에서 인력을, 대성병원에서는 구급차를 지원해주는 덕분에 든든하게 행사를 치를 수 있다. 다만 경기가 어려워지면서 회원들이 증원되지 않아, 효친회의 맥이 끊기지는 않을지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 주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은?

■ 경로효친선양회의 활동에 늘 관심을 가져주시는 데 감사한 마음을 전한다. 그에 부응해 앞으로도 지역 어르신들에 대한 효 실천과 지역 봉사에 더욱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