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새터새바람
담장허무는 연세대
정 정 호발행인
2006-04-22 17:01
지역 공동체에 마음까지 열어야

그간 지역사회와는 별다른 연을 맺지 못한 연세대의 담장이 일부나마 헐리고 캠퍼스는 주민과 학생이 공유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서울시가 부족한 녹지공간을 확보하는 한편 대학과 지역사회가 공동체로서 유기적인 협조속에 상호간의 이익을 도모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추진중인 담장허물기 사업이 연세대에서도 시작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빗장을 푸는 연세대측은 이같은 조치를 따라가기는 하지만 반기는 분위기는 아닌 듯 하다.

연세대가 신촌의 유흥가와 인접해 있고 유동인구가 많아 학교와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더 많이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캠퍼스가 학생들을 위한 영역으로만 존재한다면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문제에 맞닥뜨리는 것이 우선은 번거롭고, 행정적 재정적 지출도 늘어날 것이 확실시되기 때문에 득보다 실이 큰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는 학교의 입장도 이해는 된다.

그러나 학교측이 인정을 하든, 하지 않든 연세대는 이미 지역의 공동체로 보이지 않는 관계속에 100년이 넘는 역사를 이루며 발전해 왔다. 학교측이 탐탁해하지 않는 신촌의 문화는 일면 대학에 의해 생성된 측면이 있고, 학교측에 반드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만은 아니다.

80년대 민주화를 위한 시위에는 인근의 인쇄업자부터 김밥을 파는 아줌마들까지 크고작은 도움을 주었을 뿐만아니라 연고전이 열리면 상인들은 학생들을 독려하고, 연대가 이기면 내일인양 신촌일대가 축제의 장이 됐다. 학교측이 지역사회의 수혜를 입은 면도 없지 않다.

송자 전 연대총장이 세계100대 대학으로의 진입을 천명했던 90년대 초반, 상인들은 십시일반 돈을 모아 장학회를 만들어 이에 동참했고, 장학회는 지금도 유지되고 있다. 우리나라 최대의 병상을 갖춘 세브란스병원의 새 병동 역시 서대문구가 돕지 않았다면 지금과 같은 위용을 드러내지 못했을 것이다.

서대문구와 서울시는 특혜시비에 휘말리면서도 풍치지구였던 이 땅의 도시계획을 변경, 새 병동이 들어설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러나 연세대측의 지역사회에 대한 반응은 무관심 자체였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90년대 말 지어진 창업보육센터가 지역 중소상공인들을 위해 무엇을 했는지 알수 없고, 지역민의 불만대상이던 학교통행료 또한 면학분위기 조성을 이유로 인상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연대가 점유하고 있는 국공유지에 대한 변상금을 한푼도 내지 않아 수억원이 밀려있고, 구는 연대땅에 압류까지 붙여놓고 있는 실정이다. 무단점유 국공유지에 대한 소유권소송도 진행되고 있다. 연대의 이같은 처신은 지역민들로 하여금 학교가 오히려 지역발전의 장애요인이 되고 있다는 불만의 소리가 커지도록 하는 원인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과정속에서도 학교내에서 지역공동체와 함께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음은 반가운 일이다.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이신행 교수와 제자들을 중심으로 지역사회와의 꾸준한 유대와 공생을 추진하는 신촌민회가 재탄생한 것이 그것이다. 학교의 담장허물기사업과 맞물려 신촌민회의 활동이 활성화 되고, 이를 바탕으로 그간 지역사회와 학교사이에 쌓였던 불신이 해소되는 전기가 마련돼 공동체회복운동이 탄력을 받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