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사회, 안전
“내 땅이야! 못 지나가”
최연희 기자
2007-07-18 10:57
보행로 막고 욕설도 서슴지 않는 할머니
등하교 어린이들 교통사고 위험 우려
할머니는 사진에 보이는 보도를 사유지라며 주민의 통행을 막고 있다.
할머니집 뒷문이 보도와 맞닿아 있다.
정모(31)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밤 10시경 영천동 삼호아파트 부근 길을 지나던 중 한 할머니가 보도를 막고 지나가지 말라며 정씨에게 대뜸 화를 냈다. 할머니가 길을 막은 이유인 즉 「내 땅」이기 때문.

정씨만 이런 황당한 일을 당한 게 아니다. 이 길을 자주 다니는 사람이면 누구나 알 정도로 할머니는 인근 주민들 사이에 유명하다.
어른, 아이를 막론하지 않고 통행을 막고 욕설을 퍼붓는 할머니 때문에 주민들은 기분상하기 일쑤. 인근 주민들은 할머니와 주민과의 말다툼 현장을 쉽게 목격한다고 증언했다.

인근에 위치한 금화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도 『친구들 대부분이 할머니를 안다. 아는 친구들은 이곳을 피해 돌아가는데 모르고 지나가는 친구들은 할머니에게 혼난다. 막대기로 맞아 피가 난 친구도 있다』고 밝혔다.

단순히 기분 나쁜 일로 끝날 일이 아니다. 금화초등학교뿐만 아니라 할머니 집 바로 옆에 어린이집이 위치해 있어 등하교 하는 아이들이 할머니를 피해 도로로 걷다 교통사고가 발생할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양유정(11·금화초4) 양은 『할머니때문에 삼호아파트 쪽으로 가려면 찻길로 가든지 돌아서 가야한다. 차가 바로 옆으로 지나가 무섭지만 할머니한테 혼나지 않으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이 같은 일이 왜 일어났을까. 원래 주택가가 밀집해 있던 곳에 수십년전 도로를 내면서 할머니 집 앞에 보도가 생기게 됐다. 문제는 할머니집 뒷문이 이 길을 지나가는 사람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다는 것.

73세의 이 할머니는 『이 길이 내 땅인데 구청이 맘대로 집 바로 앞에 보도를 만들어 놓은 바람에 수십년동안 피해를 입었고, 더는 참지 못해 사람들의 통행을 막게 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구청 관계자는 『그 길은 사유지가 아닌 공유지이며 수십년 전에 이뤄진 공사이기 때문에 진위를 파악하기가 어렵다』며 할머니를 정신이상 증세로 치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