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탐방
서대문햇살아래 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연희 기자
2007-06-04 17:37
장애인들을 「그늘」 아닌 「햇살」 아래로
자립생활 통해 지역사회의 한 주체로 당당히

그늘진 곳에 있는 장애인들을 햇살 아래로 나오도록 이끄는 운동이 서대문에 시작됐다.

그 운동 주체는 바로 서대문햇살아래 장애인자립생활센터(이하 햇살아래/소장 오문용). 자립생활을 통해 중증 장애인도 지역사회의 한 주체로 당당하게 살아 가자는 취지로 지난 5월 출범식을 가졌다. 사회는 물론 가정에서조차 장애를 부끄러운 병으로 생각하고 숨기는 현실에 반기를 든 것.

「감옥 없는 창살과도 같은 곳」인 시설에서 지내는 장애인들을 밝고 따뜻한 곳으로 이끌고 싶은 오문용 소장의 바람이 「햇살아래」란 이름에 깃들어 있다. 오문용 소장 역시 3살 때부터 소아마비를 앓아온 지체1급 장애인. 그래서 그는 그늘진 곳에서의 장애인들의 외롭고 두려운 삶을 누구보다 잘 안다.

지난해 8월부터 뜻을 함께하는 이들과 센터설립을 준비, 10개월 만에 오문용 소장의 뜻을 이룰 보금자리가 태어난 것이다.

『장애인들의 이동이 쉽도록 지하철역이 있고 턱과 계단이 없는 장소를 찾느라 몇 달이나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이곳저곳을 돌아다녀 얻은 값진 곳』이라며 『햇살아래가 서대문구에 있는 장애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서로 아픔이든 즐거움이든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밝히는 오소장.

햇살아래는 장애인들이 자립생활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아직 체계를 잡아가는 단계에 있지만 당장 6월부터 컴퓨터교육과 동료상담을 실시하고 차근차근 계획한 각종 서비스를 실시해 나갈 예정이다.

계획하고 있는 서비스로는 자립생활을 위해서 꼭 필요한 활동보조인을 모집하고 연결해주는 것에서부터 동료간 아픔과 고민을 나누고 조언을 해주는 동료상담, 각종 문화활동 등이 있다. 이밖에도 장애인들이 사회에서 겪는 어려움을 공유하고 제도를 바꿔나가는 운동을 펼치고, 장애인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돕기위해 편의시설의 점검과 개선을 요구해 나갈 계획이다.

오소장은 『장애인들을 위한 편의시설이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은 곳이 많아 먹고 싶은 게 있어도 먹지 못하고, 쇼핑도 마음껏 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햇살아래에 모여 장애인들 스스로 목소리를 높이고, 거기에 주민들이 힘을 실어준다면 장애인들도 마음껏 가고 싶은 곳에 갈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 믿는다』고 전한다.

오소장의 바람처럼 「어른공경 으뜸구, 아이사랑 일등구」뿐만이 아닌 장애인복지에서도 일등 가는 서대문구가 되는 날과 함께 모든 장애인들이 따뜻한 햇살아래서 환하게 웃는 모습을 그려본다.         

 (문의 379-6692)

Interview/ 오문용 소장

활동보조인 파견, 동료상담 등 서비스 계획
“아픔과 즐거움 공유하는 공간으로 이끌겠다”

세 살부터 장애를 앓아온 오문용 소장(46). 20여년을 창살 없는 감옥과 같은 방 안에서 지내오다 17년 전 시골을 떠나 서울로 상경했다. 주위에서 보내는 우려의 시선과 달리 자립생활에 성공했다. 아직도 타인에 의해 살아가는 장애인들에게 「햇살」을 보여주기 위한 그의 노력이 시작됐다.

<편집자주>

오 소장은 장애인도 시혜의 대상이 아닌 사회의 당당한 주체로서 살아가기를 희망한다.

□ 설립목적은?

■ 중증 장애인들이 지역사회의 한 주체로서 당당하게 살아가자는 취지로 만들었다. 장애인들이 시설에서 억압받지 않고 지역에서 주민들과 또는 친구들, 가족들과 더불어 살아갈 수 있길 기대하며 지난해 8월부터 뜻있는 분들과 설립을 준비했다.

□ 「햇살아래」의 의미는?

■ 장애인 스스로나 가정, 사회에서 장애인들을 그늘 아래에 두려고 한다. 장애인들이 그늘이 아닌 따뜻한 햇살 아래로 나오도록 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햇살아래라 이름 지었다.

□ 회원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는?

■ △활동보조서비스-활동보조인을 모집하고 대상자에게 연결해준다. △동료상담-역량있는 장애인이 다른 장애인에게 자립생활에 대해 조언하고, 아픔이나 고민 등을 서로 공유한다. △편의시설 점검-계단이나 시설이 잘 안 돼 있는 곳이 많다. 개인이 요구하는 것보다 단체 이름으로 하는 것이 반영이 잘 되기 때문에 함께 하고자 한다.

△장애인 권익옹호-불합리하게 정부나 사회에서 어려움을 당한 장애인들의 문제를 공유하며 제도를 바꿔나갈 수 있도록 운동을 펼친다. △문화활동, 봉사자 모집 및 연결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 어떤 센터로 이끌 계획인가?

■ 우리 지역에 있는 장애인들한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고 서로 아픔이 됐든, 즐거움이 됐든 공유하는 장이 되길 바란다. 더 나아가 타지역에 비해 낙후된 서대문구 복지시설을 개선해 나가는 데 일조해 우리구 캐치프레이즈가 「어른공경 으뜸구, 아이사랑 일등구」뿐만이 아닌 장애인복지에서도 으뜸가는 구가 되도록 힘쓸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