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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년째 치러지는 소박한 경로잔치
옥현영 차장
2007-05-04 11:40
어르신 100여명에 정성어린 밥상 마련
양정자 남가좌1바르게살기여성회장 주최
남가좌1바르게살기위원들이 봉사도우미로 나섰다. 아래 중앙이 양정자 회장.
부침개와 절편, 구수한 육계장에 불고기, 잡채 등 모두 10여가지가 넘는 반찬들이 밥상을 그득그득 메운다. 접시마다 밥상마다 어느 한 곳 정성 없는 곳이 없다.

지난 26일 남가좌1동 주민자치센터 지하실에 마련된 저소득어르신 경로잔치의 풍경이다.
해마다 남가좌1동 바르게살기협의회 양정자 여성회장이 사비를 털어 준비하는 이 잔치는 올해로 햇수로만 23년째다. 정성도 정성이지만 음식마련에 비용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 양회장은 그저 웃음으로 『팔자소관인걸 어쩌나』하고 만다. 『해마다 치르는 행사이다 보니 지역에서 알고 살며시 봉투를 건네주시니 온동네가 함께 만드는 경로잔치』라며 기쁜 마음도 전한다.

올해는 80여명의 어르신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려 식사하러 오시라고 청했다.
그런데 점심식사시간 12시를 1시간 앞두고부터 남가좌1동 주민자치센터 앞은 어르신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오는 순서대로 줄까지 선다.

서봉금 할머니(83)는 남가좌1동으로 이사온지 일주일만에 친구손을 잡고 경로잔치에 왔다. 『아직은 낯선동네인데 이런 좋은 잔치가 있으니 너무 반갑다』며 함께 온 할머니 친구분들과 담소를 나눈다. 올해로 92세 된다는 최향순 할머니는 『지난해 이어 올해로 두 번째 잔치에 오는데 올때마다 정성스런 대접에 기쁜 마음』이라며 칭찬이 자자하다.

전화초청은 80명이었지만 서로 친구를 불러 함께 오다 보니 식당엔 어느덧 100명이 훌쩍 넘는 어르신들이 자리를 잡는다. 올해는 남가좌1동 바르게살기협의회 여성회원들이 15명이나 자원봉사에 두 팔을 걷었다. 장춘자 씨와 전금선 씨는 양회장의 경로잔치 단골 봉사자들이다.

곱고 노란 한복을 받쳐입고 며느리가 부모님을 모시듯 정성스레 잔치를 진행하는 양회장은 40년간 독거노인을 집으로 모셔와 장례까지 치러 주민들의 칭찬을 한몸에 받기도 했다. 그녀의 선행은 정말 「팔자소관」처럼 해를 거듭할 수록 더욱 그 빛을 발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