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에는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독립문 등 여러 가지 볼거리가 많다.
또 홍제 자연천 개발로 인해 또 하나의 명소가 생길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러나 서대문 곳곳에는 문화재 말고도 새로운 관광 상품으로 주목 받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가 그것.
영상 속에 펼쳐진 서대문, 그 속으로 여행을 떠나보자.<편집자주>
한때 미국 헐리우드의 장편시리즈 영화 「007어나더데이(Die Another Day, 2002)」에서 제임스본드가 가슴에 「창천동」이라고 새겨진 예비군복을 입고나와 창천동을 세계에 알린 일이 있었다. 또 최근 KBS2에서 방영되고 있는 미니시리즈 「꽃피는 봄이 오면」도 호박골(홍은동 소재)을 배경으로 촬영 중이기도 하다.
TV를 통해 보는 낯익은 우리구의 모습은 새로운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한국영화 1000만 관객시대, 드라마 해외수출로 인한 시너지 효과로 각 드라마나 영화 촬영지가 또 하나의 볼거리로 등장하고 있으며, 특히 한류열풍으로 인해 한류스타들이 촬영했던 장소는 해외 관객괜들로부터 명소로 각광 받고 있기까지 하다.
이미 서대문에는 관광명소로 자리 잡은 촬영지가 많이 있다. 개미마을(홍제동 소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 이진아도서관이 그것. 현재 촬영지로 대관이 가능한 장소는 서대문형무소 역사관과 이진아 도서관. 대관으로 얻은 수익은 모두 구 수입으로 쓰여 지고 있다. 특히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대관료가 조례로 정해져 있어 촬영지 대관의 체계적인 틀을 마련해 놓고 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서울1945, 숨 등 촬영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촬영지로 매년 90~100건 정도의 대관을 하고 있고, 그 중 70~80%는 감옥신이 주류를 이룬다. 옥사 7개동과 사형장 보안 · 청사가 원형대로 보존돼 있어 현장감을 잘 살릴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
형무소역사관은 잦은 촬영으로 인해 문화재가 파손되거나 손상을 우려해 시나리오부터 현장세팅까지 꼼꼼히 체크하는 세심함을 보이고 있다.
역사관에서 촬영된 대표적인 예능드라마로는 「서프라이즈(MBC)」, 「형사(MBC)」, 「서울1945(KBS1)」, 「느낌표(MBC)」가 있으며 영화로는 조근식 감독 이병헌, 수애 주연의 「그해여름」과 김기덕 감독의 「숨」이 있다. 특히 「숨」은 형무소 역사관 내에서 제작발표회를 가져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박경목 관장은 『서프라이즈와 형사는 대관 수익의 효자프로그램이다. 또 「그해여름」 촬영 이후 주연배우 이병헌이 나왔던 형무소를 보기위해 일본 관광객 3000여명이 몰려 큰 수익을 얻었다』며 이젠 하나의 관광명소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했다.
개미마을, 이진아도서관 : 아홉살 인생, CF촬영다수
홍제역에서 마을버스를 타고 종점에 내리면 지금도 사진을 찍으러 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곳이 바로 개미마을이다. 여전히 70, 80년대 골목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이곳은 윤인호 감독의 영화 「아홉 살 인생」의 배경이 된 곳이다.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지만 개미마을만큼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다. 오히려 개미마을을 알고 나서 영화를 봤다는 사람이 있을 정도다. 현재 개미마을 일대의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돼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기 힘들 전망이지만 현재의 마을모습은 영상 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서울시 건축대상에 빛나는 이진아도서관은 건물자체가 넓고 트인 이점을 가지고 있어 CF 촬영장소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2006년부터 촬영지로 대관을 시작한 이진아도서관은 그 목적에 맞게 도서관 이용에 불편함이 없는 한도 내에서 대관을 허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CF로는 핸드폰 광고(이준기 출연), 모 업체의 도너츠 광고 등 여러 편의 광고에서 짤막하게 볼 수 있다.
『짧지만 그래도 홍보효과는 큰 편』이라는 송경근 대리는 『도서관 이용자는 증가하고 있지만 광고 이미지에 맞게 책상과 의자, 책들을 재배치하는 과정에서 파손이 우려되고 있다』며 『지난 한 해동안의 실적을 꼼꼼히 따지며 촬영지로의 대관을 재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모래내시장, 홍제천, 연희동도 촬영선호지
이외에도 서민층이 많이 사는 모래내시장은 「불량가족(SBS)」의 촬영지로, 유동인구가 적고 고급주택가가 많은 연희동 일대는 「여우야여우야(KBS2)」, 「햇빛 쏟아지다(SBS)」등 다양한 드라마를 통해 소개되기도 했다.
하숙집과 찻집이 많은 대신동 일대는 시트콤의 원조인 「남자셋 여자셋(MBC)」의 촬영지가 되기도 했고, 최근 방영을 앞두고 있는 「마녀유희(SBS)」는 연희1동 P제과점과 D식당을 중심으로 촬영이 진행 중이다.
드라마 촬영, 반갑지만은 않다
출근길 교통 통제로 난데 없는 정체
새벽까지 촬영차량 시동켜 소음피해
『구차원에서 KBS에 항의가 필요하다』
홍은동 포방터시장 상가번영회 정용래 회장의 말이다.
최근 홍은동에서는 KBS2 미니시리즈 「꽃피는 봄이 오면」 촬영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들은 호박골 일대에 건물을 임대해 국밥집, 이발소, 분식집 등 몇 개의 세트장을 만들어 일주일에 2~3회 정도 촬영한다.
하지만 드라마 촬영으로 인해 주민들의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
아침시간에 촬영을 해서 출근하는데 불편함이 많다는 한 주민. 아침 출근시간에 길을 막고 촬영을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차량은 물론이거니와 출근하는 사람들의 통행까지도 가로막으며 촬영을 하고 있다.
야간촬영도 문제가 되긴 마찬가지다. 스텝들과 엑스트라까지 모두 관광버스 2대가 넘는 인원이 한꺼번에 모여 소란스러운데다 새벽 추운 날씨에 몸을 녹이기 위해 자동차 시동을 끄지 않는 바람에 소음이 심한 것. 한 주민은 『넓지 않은 골목이라 일반주택가에 바짝 붙여야 주차가 가능하다. 창문과 차의 거리가 가깝다 보니 시동 거는 소리가 크게 들려 공부하는 학생이나 잠을 자는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용래 회장은 『드라마가 재개발 내용을 담으면서 서대문을 가난한 동네로 비하하는 성향이 보인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정회장에 따르면 『포방터시장 내 촬영 때문에 일반 상인가게를 빌려줬었는데 잔뜩 어지럽혀놓고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이 그냥 간 사례가 있었다』는 것.
『촬영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하다못해 마지막 자막 올라갈 때라도 장소협찬에 「서대문구」라고 적어주는 정도의 배려가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정회장은 주민에게 주는 피해에 대해 어느 정도의 사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권중은 홍은2동장은 『주민들 불편사항에 대해 촬영팀과 이야기를 했고 앞으로 조심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이야기 했다.
반갑지만은 않은 손님이 돼버린 촬영팀은 드라마촬영이라는 그들 본연의 목적도 중요하겠지만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과정에서 피해를 보고 있는 주민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