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구 연간 사회단체보조금 지원 규모는 총 5억원. 그러나 보조금조례 규정에 제시된 지급 원칙과 달리 인건비나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사용하면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특히 사회단체보조금지원심의위원회의 심사 및 구의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관행」처럼 굳어져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
변녹진 의원은 지난해 12월 행정사무감사 당시 『단체의 사업비를 지원하기 위한 보조금이 조례 취지와 전혀 다르게 직원들 인건비나 심지어 개인의 건강보험료와 국민연금까지 납부되고 있었다』고 밝혔다.
서대문구의 사회단체보조금 지급, 무엇이 문제인지 짚어보고 해결방안을 모색해보자. <편집자주>
사업비 보조금이 세금지출로
일부단체 90%이상이 운영비
관내 몇몇 단체에서 「사업비 지원을 원칙」으로 하는 조례 규정을 무시하고 사업비보다 운영비로 더 많은 지원금을 사용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들 단체의 경우 보조금의 대부분을 직원의 월급이나 건강보험료, 연금 등 세금 납부, 사무실 임대료 등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단체의 경우, 지난 해 7월부터 9월까지 총 703만원의 보조금을 구로부터 지급 받았지만 이중 683만원을 운영비로 사용하고 나머지 20만원만 사업비로 사용했다. 90%이상 운영비로 지출한 셈.
이 단체에서 지출한 운영비는 관리비(211만원), 전기ㆍ통신 등 운영비 및 자동차 관리(364만원), 화재 및 4대 보험료(108만원) 등에 쓰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비는 회원들에게 보내는 판촉물 우편발송료 20만원이 전부다.
구는 사회단체보조금을 지원 신청서를 공모시 「사회단체에 대한 보조금 지원은 사업비의 지원을 원칙으로 함」이라고 정확하게 명시하고 있음에도 지켜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문화체육과 사회진흥팀 관계자는 『사업비 지원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운영비도 지원할 수 있다고 조례에 나와 있다』고 설명하며 『보조금의 얼마 이상을 운영비로 쓰면 안된다는 규정자체가 없기 때문에 운영비로 보조금의 90% 이상을 썼다고 하더라도 사업계획서에 따라 지원금을 사용했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고 전했다.
사회단체보조금, ‘사업비 지원’이 원칙
한해 5억원 지원, 사업후에는 추진실적 보고해야
사회단체보조금은 구정 발전에 도움이 되는 사회단체 사업을 적극 발굴하고 지원해주기 위한 것으로 지난 2004년 4월 2일 조례가 제정됐다.
사회단체란 영리가 아닌 공익활동을 수행하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법인 또는 단체를 말하는 것으로, 법령 또는 조례에 지원규정이 있거나 구가 권장하는 사업으로서 보조금을 지출하지 않으면 그 사업을 수행할 수 없는 경우에 사업비를 지원하도록 하고 있다.
동조례 제5조에 따르면, 「사업비의 지원을 원칙으로 한다. 다만, 법령 및 조례에 운영비 지원규정이 있거나 사회단체의 특성을 고려해 필요한 경우 운영비의 일부를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즉, 회원들의 회비만으로 사업을 진행하기 어려운 단체들을 위해 구에서 사업을 지원해주는 것이다.
현재 서대문구에서는 1년간 5억원의 보조금이 단체에 지원되고 있으며, 2006년에는 28개 단체에서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사업비를 지원 받기 위해서는 구에 신청서를 작성한 후 사회단체보조금지원심의위원회(이하 보조금지원심의위)의 심사를 거치게 된다. 심사에서 통과한 단체들에 한해 사업계획서를 받고 있으며, 사업이 완료된 후에는 사업추진실적, 사업비 정산, 자체평가내용을 구에 보고하도록 돼있다.
7만원도 간이영수증으로?
집행금액, 영수증과 달라
문제는 이것뿐이 아니다. 몇몇 단체에서는 결과보고서의 집행금액과 영수증 금액이 다르게 표기된 것이 발견되기도 했다.
B단체에서 제출한 결과보고서를 살펴보면 캠페인사업에 15만9000원을 사용하겠다고 사업계획서를 제출했지만 집행금액은 12만원이라고 보고했다. 하지만 영수증은 12만원이 아닌 15만9000원짜리. 다른 캠페인 사업에서도 소요금액은 22만2000원, 집행금액은 18만원이었지만 영수증은 22만2000원으로 첨부됐다.
또 2003년 12월 세법개정으로 거래단위가 5만원 이상인 경우, 적격증빙(세금계산서, 계산서, 신용카드영수증 등)을 수취하도록 변경됨에 따라 5만원 이상의 거래에서의 간이 영수증은 인정하지 않는다.
하지만 C단체의 경우, 정기총회 자료 및 사업계획서에 7만원 상당을 사용하고 이를 간이영수증으로 첨부하기도 했다.
각 단체는 보조금 집행에 따른 운영 및 실적을 평가해 구에 보고하도록 돼있고, 이를 보조금지원심의위원회에서 심의하고 있다. 심의 과정 시 문제가 발생한 해당 단체에 대한 조치로 지급됐던 보조금을 환수까지 할 수 있도록 돼있다.
변녹진 의원도 『구의원이나 구청 공무원으로 구성된 심의위원이 감시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고 관행처럼 넘어간 부분이 있었다』며 『조례를 기본으로 정확한 심의가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구 관계자는 『행정기구 개편으로 업무파악이 늦어지고 있다. 조사를 통해 보조금 지급에서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5분 인터뷰/변녹진 의원
잘못 알아도 넘어가는 ‘관행’이 문제
문제 발생 시 1차 경고 후 지원대상서 제외
Q. 사회단체 보조금 지급이 문제가 발생한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지?
A. 구의원들도 제대로 지적하거나 감사하지 못한 것도 물론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구의원은 각 지역구 선출직으로, 지역 직능단체의 잘못을 지적하는 일이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한다. 또 집행부에서 세밀하게 검증하지 못했던 것도 문제지만 정산조차 제대로 하지 않았던 부분을 아무런 제재 없이 넘어가는 상황이 「관행」처럼 돼 왔던 것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Q. 보조금지원심의위원회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A. 보조금지원심의위원회에서 제대로 된 심의를 펼쳐 유명무실한 단체에게는 지원을 안 하는 등 제재를 가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이런 단체의 지원금을 정말 필요한 단체에게 지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제대로 된 보조금 사용을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A. 보조금 역시 주민의 혈세임을 인식하고 문제가 방치되지 않도록 철저히 감시해야 할 것이다. 제대로 된 사업에 보조금을 지급해 더욱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그렇지 못한 단체에 대해서는 1차로 경고를 준 후 그래도 문제가 생긴다면 지원을 하지 않는 방법을 도입할 생각이다. 직원들 역시 행감 당시 문제점을 인식했으니 업무 처리 태도가 달라지리라 기대하고 있다.
보조금 사업비 지원은 「사업을 할 수 있는」 단체에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운영비가 부족한 단체는 다른 방법을 통해 조달해야 할 것이다.
오는 2월 초경 보조금지원심의위원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조례의 취지에 맞게 지원금이 사용될 수 있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