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행자부는 국내 거주 외국인 수가 주민등록인구의 1%를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이는 한국인 100명 중 1명이 외국인이라는 것.
세계화시대, 다변화시대를 속에 현실적으로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했던 정부는 올해 초 외국인지원정책 추진 계획을 세워 눈길을 끌고 있다.
하지만 서대문구는 아직까지 관내 거주외국인들에 대해 이렇다 할 방안을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관내 거주하는 외국인 현황과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무엇인지 짚어봤다. <편집자주>
정부 지난해 중순 외국인 지원책 추진
지자체에 지역사회통합정책 전해
한국사회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의 수가 급증하고 있다. 정부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4월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 수가 주민등록인구의 1.1%를 넘어선 것으로 밝혀졌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한외국인들의 실정을 반영하지 못했던 정부는 이제야 그 필요성을 느껴 주한외국인의 「지역사회통합정책」을 추진했다.
지자체별 외국인 현황을 파악한 행자부는 2006년 6월 외국인 지원업무지침을 마련, 지자체별로 전했다.
외국인 지원업무지침은 ▶거주 외국인도 주민과 동일한 지자체의 각종 행정 혜택 ▶한국어 및 기초생활 적응 교육 ▶고충·생활·법률·취업상담 ▶생활편의 제공 및 응급 구호체계 확립 ▶문화체육행사 개최 시 지원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행자부는 지난 10월 해당 지역 외국인들이 주민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는 법적근거인 「거주 외국인 지원 표준조례안」을 마련, 각 지자체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지자체에 전달된 표준조례안은 법령이나 다른 조례로 제한규정을 두지 않는 한, 공공시설 이용과 행정 혜택 등에 있어 거주 외국인을 주민과 동등하게 대우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관내 거주외국인만 8000여명 달해
교육시설 근접, 교통 편해 지속적 거주 원해
출입국 관리사무소 통계에 따르면 서대문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현재(06년 11월 기준) 국적별로 대만(화교) 2410명, 중국인 1814명, 조선족 885명, 미국 886명, 일본 646명, 캐나다 165명, 영국 97명, 호주 38명, 기타 등 모두 7847명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관내 거주 외국인의 수는 인근 중구(5380명)나 종로구(5637명)에 비해도 적지 않은 숫자다.
관내에서도 외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곳은 연희동, 대현동 정도다. 화교들이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진 연남동과 연희동에 대해 삼성부동산 이정현 공인중개사는 『인근에 외국인학교와 화교학교 등 외국인을 위한 교육시설이 자리하고 있어 지리적 영향이 미치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이화여대 정문 왼편에 위치한 럭키아파트에도 중국인 50여세대가 모여 살고 있다. 근처 부동산업자들은 『한중 수교 당시와 아파트 입주 시기가 맞아 떨어져 중국대사관 직원들이 하나 둘 터를 잡았다』며 『중국대사관이 있는 명동과 가깝고 인천공항 가는 교통이 편리해 계속 거주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럭키아파트에는 그 후 자연스럽게 한국 주재 중국 특파원, 항공, 은행, 관광, 해운 쪽의 직원들이 모여들어 거주하고 있다.
다양한 지원과 따뜻한 관심 부족
이웃과 대화창구, 취업알선 필요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 구는 외국인에 대한 지원조례가 마련되어 있지 않고 그들을 위한 기초생활교육 관련 프로그램도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 관내 결혼이민자를 위해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은 올해부터 특화사업으로 실시하고 있는 북아현1동의 한글교실 뿐이다.
한글교실을 다니고 있는 권낫다못 씨(38, 태국)는 『한글 말고도 한국 음식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다』고 말했다. 동사무소가 실시하고 있는 한글 교실과 발마사지 강좌를 듣는 날 외엔 집에만 있는 그는 『다들 문을 꼭꼭 닫고 살아서 이웃들과 대화를 할 수 없다. 다른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을 원했다.
김응언 씨(23,베트남)는 『아기 때문에 밖으로 나갈 시간이 없다. 집에서 아기를 돌보며 부업할 수 있도록 구청에서 외국인들에게 취업 정보를 제공했으면 좋겠다』며 자치단체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들은 대체로 우리 구에 사는 것에 만족해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자신들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며 불편하게 대하는 일부 주민들이 있어 속상하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아기 때문에 걱정이라는 김씨는 『엄마가 외국인이라 다른 한국 애들이 아이와 안 놀아줄까봐 그게 가장 큰 고민』이라며 『지역주민들이 같은 한국인으로 생각하고 대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한국에서 태어나 서대문구에서 10년 정도 거주한 허지인(15, 화교)학생은 『문화적 차이를 느낀 적은 없지만 예전에 다른 학교 학생들이 국적으로 인해 우리들을 차별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또 유선춘(19, 화교)학생은 『버스 안에서 중국말로 대화할 때 타 학교 남학생들이 놀렸지만 그 정도는 신경 안 쓴다』며 무덤덤해했다.
우리 구, 외국인 지원 사업 진행속도 더뎌
민간기관과 연계, 노하우 얻어야
성동구는 이미 2001년 12월 외국인 지원조례를 제정했다.
90년도 중반 성수동 근처에 공장지대가 형성, 외국인근로자들이 모여 들었고 이 후 외국인근로자센터가 자리 잡으면서 외국인에 대한 지원이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성동구청 지역경제과 최혜숙 씨는 『성동구는 외국인 지원 예산이 편성되어 있고 시에서도 지원을 받고 있다. 외국인근로자센터에 위탁해 한국어교실과 컴퓨터교실을 개설, 외국인들에게 가르치고 있다』며 지원활동에 대해 설명했다. 이 밖에도 근로자센터에서 상담, 무료진료, 지구촌학교(외국인이주노동자들의 자녀를 대상으로 하는 방과 후 교육) 등의 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 달리, 우리 구는 외국인 지원에 대한 예산편성도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아 앞으로도 사업 진행이 더딜 전망이다.
주민자치과 담당자 심영식 씨는 『예산책정이 끝난 후, 뒤늦게 내려온 시책이라 예산도 잡히지 않았고 관내 거주하는 외국인의 통합적인 기초자료가 없어 당장 시행하기 힘들다』며 단 기간 내 추진이 어렵다는 반응이다.
그는 『실제로 거주하는 동별로 외국인들의 현황 파악이 가장 중요한데 이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작업이라 쉽지 않다』며 업무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활발히 외국인 지원활동을 벌이는 성동구에 대해선 『외국인근로자센터가 있어 서울시와 구청에서 보조받지만 그 외 대부분 자치구들은 예산 편성도 미미하고 진행도 비슷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증가하는 외국인에 대한 지원의 필요성은 인정하나 아직 구체적인 확답을 줄 수 없다는 그는 『올해 안에 거주 외국인 현황을 파악해 지역특성에 맞는 조례제정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 밝혔다.
정부의 사업추진 후에도 실무에서 별다른 진척을 못 느낀다는 푸른시민연대 이주영 상근활동가는 『아직까지 외국인 지원에 대해서 정부와 민간단체 간의 정보공유가 부족하다. 해당 구청은 지역에서 외국인들을 위한 활동을 하는 기관과 연계해 노하우를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거주 외국인 지원 프로그램을 계획할 때 그들을 한국화 하는 데에만 중점을 둬선 절대로 안 된다』며 『일방적으로 한 쪽 문화를 강요하는 것이 아닌, 우리도 그들의 문화를 배우고 이해하려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서대문경찰서 외국인인권보호센터 - 여 인 엽 경장
외사계에서 중국과 대만(화교) 외국인을 담당하고 있는 여인엽 경장. 중국에서 2년 동안 유학 경험이 있는 그는 인권보호센터가 설치되기 전부터 중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연남동, 연희동 일대를 관할 구역으로 맡아 활동해 오고 있다. 화교 학교에도 정기적으로 방문, 학생들을 챙겨주고 있으며 앞으로 국내유학생 관련 업무를 추가로 추진할 계획이다.
□ 외국인 인권보호센터는 언제, 어떤 취지로 설치됐나?
■ 부산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으며 일부 외국인이 거주하던 곳에 시범 운영돼오다 지난해 10월 확대 실시돼 서대문경찰서 외사계에도 설치됐다. 원칙적으로 불법체류자는 무조건 출입국사무소에 인계해야 된다. 그러나 이곳의 목적은 외국인들이 비록 불법체류자라 해도 한국 체류기간 동안 신분상의 문제로 피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외국인들이 찾아오면 체류자격에 대한 질문은 하지 않는다. 만약 우리가 합법인지, 불법인지 여부를 따진다면 「인권보호센터」가 필요치 않을 것이다.
□ 현재까지 이뤄진 상담은 얼마나 되며 어떤 업무를 주로 하나?
■ 10월부터 지금까지 임금체불이나 출입국 관련 업무에 관한 것으로 10~15건 정도 상담을 했다. 우리는 외국인을 위해서 할 수 있는 모든 지원을 다룬다. 국내체류외국인과 관련된 통역문제 등 기초적인 서비스는 물론 민사, 형사상 문제와 법률상담 등이 대표적인 업무다.
구체적인 예로 불법체류자 신분이라 임금체불에 대해 신고를 못하는 경우 노동부에 통보하는데 노동부는 불법적 고용여부와 상관없이 해결해준다. 기타 억울한 문제에 대해서도 해결책을 찾는다. 센터에서 해결이 어려울 경우 유관기관과의 연계도 돕는다.
□ 가장 기억에 남는 사례?
■ 외국인 인권보호센터가 설치된 후 접수된 첫 사례로 중국의 한 어머니가 한국으로 간 딸과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찾아달라는 내용이었다. 범죄와 연관되지 않는 이상 실종된 사람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인데 다행히 찾아 가족과 상봉할 수 있게 해줬다. 부모님이 너무 기뻐하고 고마워하시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 관내 거주하는 외국인게 한마디
■ 현재 서대문에 거주하는 외국인 중 40%는 불법체류자로 예상된다. 신분 때문에 피해보는 이들을 돕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사소한 것 하나 하나까지 상담하고 최선을 다해 도움을 주겠다. 도움이 필요하면 서대문경찰서 외사계 외국인인권보호센터로 방문하시거나 362-3366으로 연락 바란다.
도움을 받으세요!! - 푸른시민연대 한국어, 컴퓨터교육, 문화체험 등 운영
푸른시민연대는 1994년부터 활동해온 지역의 풀뿌리시민단체(NGO)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은 크게 한글을 모르는 어머니들을 교육하는 「어머니학교」, 외국인이주노동자를 지원하는 「이주노동자센터」,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주부들을 지원하는 「이주여성 사랑방」, 생활이 어려운 이웃과 이들을 도울 사람과 단체(기관)를 연결하는 「십시일반」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외국인 노동자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에는 매주 일요일마다 한국어교육, 컴퓨터교육이 있다. 또한 문화공동체프로그램으로 한국문화체험(문화답사, 소풍, 현장학습), 각국문화공유(각국주요기념일행사, 체육대회)가 있으며 법률지원(임금체불, 산업재해, 출입국비자문제), 노동상담이 마련돼 있다.
외국인이주여성(노동자)을 위한 프로그램은 한국어교육, 컴퓨터교육, 한국문화체험(문화답사, 현장체험학습, 생활문화나눔, 요리배우기, 노래배우기 등)과 상담프로그램(가정상담, 육아상담, 생활상담)으로 매주 목요일(14:00~17:00)과 일요일(12:00~17:00)에 운영된다.
현재 100여명의 외국인들이 등록해 교육을 받고 있으며 주한 외국인이라면 누구나 이용 가능하다.
푸른시민연대는 지하철1호선 회기역에서 하차 도보 10분 거리에 있으며 홈페이지(www.epurun.org) 또는 푸른시민연대(964-7530)로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