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교육
청소년문화의집에 청소년이 없다
최연희 기자
2006-12-13 17:36
이름은 청소년문화의집, 기능은 주민자치센터
중·고등학생 대상 프로그램 전무
예산지원에 따른 지도·감독 전혀 이뤄지지 않아
청소년문화의집 한 프로그램실. 초등학생 아이들의 모습만 보인다.

충정로동 소재 청소년문화의집이 주민자치센터 기능에 치우쳐 유명무실한 상태로 운영되고 있다.
청소년문화의집은 운영비, 강사료 등으로 한해 5400여만원의 예산을 구에서 지원받고 있지만 전혀 다른 목적으로 쓰고 있는 사실이 드러났다. 지난 5일 찾은 청소년문화의 집에는 당연히 있어야 할 청소년은 눈에 띄지 않고 어린이, 주부들만 이용 하고 있었다.

문화의집에서 운영되는 프로그램 또한 중·고등학생만을 대상으로 하는 강좌는 전무하다. 청소년강좌로 안내하고 있는 프로그램도 모두 유아 또는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중·고등학생이 이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밸리댄스, 최신유행 방송댄스 등 전 연령을 대상으로 하는 몇 개의 강좌 뿐이다.

관계자는 『청소년 프로그램을 하기에는 시설이 미비하고, 요즘에는 초등학교부터 교육 열풍이 대단하기 때문에 5학년부터는 이곳을 찾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시행착오를 거쳐 수요자 입맛에 맞췄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하지만 인근 학생들도 청소년문화의집이 있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다. 홍보부족의 문제도 간과할 수 없다고 보여진다.

김수길(한서중3) 군은 『그런 곳이 있는지도 몰랐다』며 『알았다면 이용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영선(동명여중1) 양도 『공부 때문에 이용할 시간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지만 학업 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를 풀거나 휴식을 취하고 싶을 때 찾게 될 것 같다』고 얘기했다.

운영 인력도 전담 공무원 2명과 유급자원봉사자 1명, 공익 1명이  전부다. 전문가들은 공무원이 운영을 전담하는 경우, 전문성 부족과 이용시간의 제약 등의 문제가 따를 것으로 우려했다.

김경준 한국청소년개발원 연구원은 『청소년지도사는 전문 자격증을 취득해 학문적 지식과 청소년에 대한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데 반해 공무원은 아무래도 마인드가 부족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김경준 연구원은 이어 『청소년 사업은 퇴근 시간 후에도 열정적으로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며 『공무원이 운영을 맡다보니 청소년이 이용가능한 시간에 문을 닫아 이용할 수 없는 문제가 따른다』고 덧붙였다.

김명석 국가청소년위원회 시설단체팀장은 『청소년 수련시설은 청소년단체에 위탁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공무원 인력만으로는 전문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청소년지도사를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문화의집에 청소년의 발길이 끊긴지 한참이 지났지만 구는 아무런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 않다. 「국가 및 지방자친단체는 청소년시설을 설치·운영해야 하며, 그 설치와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필요한 지도·감독을 할 수 있다」고 청소년기본법(2005. 12)은 규정하고 있다.

구는 운영비, 강사료, 교재구입비 등으로 매년 5000여만원이라는 예산을 청소년문화의집에 지원하면서도 이에 따른 지도나 감독은 전혀 하고 있지 않는 상태다. 가정복지과 관계자는 『구도 많이 고민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대책회의를 한 적은 없다』고 밝혀 문제의 심각성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