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국가중 가장 출산율이 낮은 나라, 대한민국.
사교육을 하지 않으면 좋은 대학의 입학은 하늘의 별따기요, 그나마 대학생이 되기까지 길러내려면 어마어마한 경제적 부담을 안고 살아가야 하는 이 땅의 현실속에서 어쩌면 이같은 수치는 당연한 결과일수 밖에 없다.
결혼직후부터 연희동에 거주해 오던 K주부는 경제난으로 경기도 인근지역에 장사를 위해 이주했다. 15년 이상 살던 동네를 떠났던 그녀가 2년만에 자신의 결정을 번복하고 다시 연희동으로 돌아온 이유는 다름아닌 아이들 교육 때문이었다. 도심 외곽지역에는 보내고 싶어도 보낼 수 있는 학원조차 변변치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서울의 경우가 나은것도 아니다. 경제적 악조건 속에서, 맞벌이의 부담 앞에서 내 아이를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대안, 방과후 교실의 현실과 문제점을 취재했다. <편집자주>
경제적 어려움으로 맞벌이를 하고 있는 김모씨(32·여)는 초등학교 1학년 딸을 퇴근할 때까지 맡길 곳이 마땅치 않아 마음이 불편하다. 아이 안전과 관련해 오는 불안감은 물론이거니와 집에 어린 아이를 혼자 둘 수 없어 사설학원에 보내고 싶지만 경제적 부담이 커 망설이고 있다. 그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에 방과후 교실이 한 곳이있긴 하지만 정원초과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24일 구 자료에 따르면 현재 방과후 보육을 전담하고 있는 관내 시설은 12개소에 불과하다. 동이 중복된 곳을 제외하면 방과후 아동보육 전담시설이 없는 곳은 21개동 중 약 50%인 10개동이나 된다. 유사 기능을 하는 지역아동센터 4개소를 합쳐도 동별 1개소에 못 미치는 16개소.
방과후 보육시설은 맞벌이 부부의 자녀 등 방과후 보호가 필요한 1학년에서 3학년까지의 초등학교 저학년 아동을 중심으로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이다. 저소득층 아이들은 보육료를 전액지원 또는 감면해 주고 있다. 특히 여성들의 사회진출, 맞벌이 부부, 편부·편모의 가족형태가 증가하면서 보육수요가 다양·전문성을 요하고 있으며, 영유아보육 뿐 아니라 취학 아동의 방과후 아동보육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럼에도 구는 지역의 방과후 보육수요실태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역에서 영유아보육의 공공성을 실현하기 위한 노력과 움직임은 시민단체 등을 통해서도 이뤄져 왔으나 학령기 아동 보육에 대한 연구와 관심은 많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취학 아동의 방과후 보육시설이 절실해진 만큼 방과후 아동보육을 위한 공공시설의 확대를 비롯해 우수지도교사 확보, 프로그램 개발 보급 등 구 차원에서의 지원 확대가 시급하다.
취지 못 살리는 짧은 운영시간
문제는 시설 공급의 부족만이 아니다. 방과후 보육시설 운영시간은 1시30분부터 7시30분까지(6시간)를 원칙으로 하나, 「보육서비스를 4시간 이상만 제공하면 방과후 아동의 귀가시간에 따라 신축적으로 운영가능하다」는 서울시 방과후 보육지침에 따라 저학년 귀가시간 즈음인 1시경에 시작, 6시경에 운영을 마치는 시설이 상당수다.
시설마다 아이들의 개인사정에 따라 한 두 시간 연장 운영을 하긴 하지만 부모 입장에서 자신의 아이 하나 때문에 늦게까지 교사를 붙잡아두는 일이 여간 눈치보이는 일이 아니다.
최모씨(35·여)의 퇴근시간은 6시, 집에 도착할 때까지의 소요시간은 약 1시간 가량. 때문에 7시까지 운영하는 시설을 찾아 다른 동의 방과후 교실로 아이를 보내고 있다. 그는 『이 시설은 차량운행이 되지 않아 아이가 일반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며 『버스를 혼자 탈 수 있는 능력이 되는 나이지만 이동중 아이의 안전이 보장되지 않기 때문에 아무래도 걱정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심정을 토로했다.
사설교육 안할 수 없어 경제적 부담만
방과후 교실에서 제공하는 보육내용은 숙제지도 등 기본 학습지도를 비롯해 인성교육, 특기교육까지 포함하고 있다. 실제 각 시설에는 특기교육 강사를 둬 미술, 과학, 체육 등 다양한 특기프로그램을 실시하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프로그램 서비스 수준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학부모들은 사설학원을 따로 보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한 어린이집 부설 방과후 교실의 경우 보조교사와 특기교육 강사 없이 보육교사 한 명이 20명 아이들의 보육을 맡고 있다. 특기프로그램의 경우 어린이집 교사들이 돕고 있지만 영유아와 취학 아동의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전문적인 교육이 이뤄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모씨(34·여)는 『직장에 다니는 엄마들은 퇴근 후 귀가해 살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 학습을 자세히 봐줄 수가 없다. 또 사교육비를 많이 들일 형편도 아니다』며 『특히 주요과목인 수학, 영어 등은 겉치레가 아닌 전문적인 교육이 이뤄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또 『관내 대학과 연계해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을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며 제안을 덧붙였다.
시설, 재정·교사수 부족 어려움 호소
방과후 보육시설도 할 말이 많다. 관내 방과후교실 12곳은 모두 지원대상에 속해 반당 운영비 115만원, 보조교사비 30만원을 매달 구에서 지원 받는다. 하지만 일선 방과후 보육시설 관계자들은 『지금의 지원금만으로는 수요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할만한 프로그램 운영이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현 서울시 보육지침에 의하면 보육교사 1인당 아동 20명까지 보육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교사1인이 아동 20명의 숙제지도 및 특기교육까지 모두 맡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한 개 반당 매달 30만원을 지원해 보조교사를 두게끔 하고 있지만 시설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보조교사라 하더라도 특기관련 학과를 전공한 전문가인데 30만원을 받고 일할 사람이 어딨냐』며 불만을 나타냈다.
지역단체 및 기관과 연계 프로그램 활용
재정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면서도 수요자 욕구에 맞춰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서 지역단체 및 기관의 프로그램과 연계하는 것도 좋다. 실제로 복지관 및 어린이집 부설 방과후교실의 경우 기관 내 프로그램을 연계할 수 있어 일반 민간시설에 비해 운영이 체계적이고 원활한 편이다.
또, 영유아 보육시설에 대해서는 서비스평가제가 시행되고 있는 반면 방과후 보육시설은 예외로 규정하고 있다. 방과후 보육시설의 효율적인 운영·관리를 위해서는 각 동의 방과후 보육수요조사는 물론 평가제를 실시해 우수 방과후 교실을 모델로 삼을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성이 있다.
방과후 교실 모범답안 제시하는 북아현2동 방과후교실
보호, 교육, 건강 모두를 만족시킨다
숙제지도 벗어난 특기교육도 활발
대학 및 복지관과 연계 프로그램 활용
최근 방과후 아동보육 수요가 늘면서 방과후교실을 향한 학부모들의 욕구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 학부모들의 다양한 욕구를 100% 충족시키기라도 한 듯 북아현2동 방과후교실에는 항상 대기자가 줄을 선다.
북아현2동 방과후교실(시설장 이영경)은 서울시 최초로 초등학교 대상 방과후 교실을 개설한 이대종합복지관이 수탁운영, 하늘반(1학년)과 가람반(2~3학년) 총 2개반이며, 40명이 이용하고 있다.
보육교사 2명이 각 한 반씩을 담당하고 있으며, 보조교사 1명과 특기교육 강사 4명이 아이들의 보육을 맡고 있다.
숙제지도 및 학습지도를 기본으로 인성교육, 영어 NIE 미술 체육 등 특기교육과 한자, 만들기, 요리, 게임 등 협동심을 기르고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집단활동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가정의 역할 뿐만 아니라 학교수업의 보강, 거기에 영양과 건강까지 모두 챙길 수 있다는 것.
교사는 철저히 공개채용으로 뽑는다. 또한, 다른 시설에서 재정적 어려움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보조교사 문제를 노동부의 사회적일자리창출 공모를 통해 해결했다.
노동부는 매 연초마다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사회적일자리창출사업을 공모한 후 선정된 단체에 대해 인건비를 지원해주고 있다. 북아현2동 방과후교실은 올해 공모에서 선정돼 월 70만원의 인건비를 지원받고 있다.
학부모 회의, 아동개별평가서 발송, 생활예정표 발송 등 학부모와 연대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학부모들의 신뢰를 얻는 것도 인기로 이어지는 비결이다. 자연조리 간식으로 어머니가 만들어 준 음식과 같이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하거나 알림장을 만들어 매일매일 학부모에게 짧은 메모를 남기는 등 작은 배려도 눈에 띈다. 학습 보충이 필요한 아동의 경우 대학 자원봉사자와 연결해 개별로 학습을 지도하기도 한다.
송경숙 보육교사는 『이대복지관이 수탁운영하는 시설이니 만큼 이대복지관을 통해 각종 정보를 발빠르게 접할 수 있고 복지관과 연계한 프로그램 개발도 가능하기 때문에 운영이 원활하게 이뤄지는고 있다』고 밝혔다.
시 설 명 소 재 지 전화번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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