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탐방
연희3동 한국고전무용반
고은희 기자
2006-12-01 15:17
전통의 부드러운 곡선 살린 한국고전무용 잊혀져가는 우리 아름다움 알리고파
연희3동 한국고전무용반 수강생들이 살풀이를 추고 있다.
철저한 수업을 통해 「호랑이 선생님」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는 이 강사. 하지만 그녀는 매 시간 강의마다 자신의 혼을 불어넣는다.

여인의 고운 선이 살아있는 한국고전무용. 머리부터 발끝까지 흐르는 결이 한국의 미를 그대로 살려내고 있다. 기와로 멋을 낸 한국 전통건축물에서도, 버선코에서도, 한복저고리 앞섶에서도 우리네 전통의 부드러운 곡선이 살아있고 한국고전무용 역시 우리 몸의 아름다운 곡선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다.

연희3동에서 지난해부터 시작한 한국고전무용반은 김중자무용단 부단장인 이란호 씨가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23명의 수강생들이 우리 전통 무용을 배우고 있으며, 지난 28일 개최된 주민자치센터대회에 출전, 훌륭한 솜씨를 뽐내기도 했다.

「호랑이선생님」이라고 불릴 만큼 무서운 선생님으로 유명한 이란호 강사. 그는 『주민자치센터에서 배우는 수업이라고 해서 아무렇게나 가르치고 싶지 않아 열과 성을 다해 수업을 하다 보니 엄하다는 소리를 듣는다』고 설명했다. 이 강사는 같은 이유로 다른 곳에는 강사로 나서지 않고 있다.

『무용을 배우면서 수강생들의 몸이 유연해지고, 여성스러운 면이 더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하는 이강사. 「아줌마」들의 특성인 수다스러운 모습은 이곳에서 찾아볼 수 없다. 무용을 통해 집중력이 높아지고, 여성스러워지면서 나타난 자연적인 현상.

또 처음에는 앉고, 서는 것도 어지러워하고, 무용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발걸음을 떼는 것조차 제대로 못하던 수강생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몸놀림이 부드러워지는 등 실력이 향상되는 것을 보면서 가르치는 보람을 느낀다고. 이강사는 『무용을 배울 수 있도록 몸을 단련한 분들이 아니기 때문에 처음에는 어려움을 겪는 것이 당연하다. 지금은 수강생들 모두가 잘 해주고 있어 강사로서 보람을 느낀다』고 전한다.

이란호 강사는 『한국무용이 배우기 어렵다는 말을 하는데 그 말이 맞다』고 전한다. 서양에서 전파된 춤은 가르치면 거의 다 따라할 수 있지만 한국무용은 「끼」가 있어야 한다는 것. 이강사는 『한국무용에서 「끼」는 바로 하고 싶어 하는 마음, 꾸준히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마음』이라며 정성을 다해 배우기를 권했다.

최근 우리나라 전통이 하나 둘 씩 잊혀져가고 있다. 씨름이나 한국무용 등 우리나라의 것을 자국민이 좋아하고 관심을 가져야 마땅하지만 「재미없다」는 이유로 관심을 두지 않고 있다. 점점 우리나라 전통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 이런 사실이 가장 안타깝다고 전하는 이란호 강사는 『이 수업을 통해 수강생들이 우리나라 전통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다음 세대에까지 그 맥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Interview/  이란호 강사
몸 유연해져 젊어지는 효과 톡톡
어머니 무용단 만들어 봉사하는 게 꿈

우리의 것을 알리고, 다음 세대들에게 전수하기 위해 주민자치센터에서 무용을 가르치기 시작했다는 이란호 강사. 그가 하고 있는 노력이 잊혀져가는 우리의 아름다움을 많은 사람들이 알 수 있는 길이 되길 기대해본다.             <편집자주>

□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 처음에는 몸풀기로 팔, 다리 등 몸을 움직이는 기본 동작을 한 후 고전무용에 대해 배운다. 지난 1년 반 동안 살풀이, 부채춤 등을 배웠다. 강좌 개설 때부터 듣는 분들이 많아 새로 오면 배우기 힘들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있지만 보충수업과 개인교습을 통해 초보자도 쉽게 배울 수 있도록 가르친다.

□ 한국무용의 매력은?
■ 세계 어느 무용보다 선이 곱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몸의 선을 아름답게 움직여야한국무용의 참 맛을 살릴 수 있다. 서양 발레와도 비슷하지만 한국무용은 그보다 더 부드럽고, 여유롭고, 기품이 있다.

□ 무용을 배우고 좋아진 점이 있다면?
■ 지금 무용을 배우는 수강생들 중 한명만 40대이고 나머지 분들은 전부 50대이시다. 하지만 보고 있으면 모두 다 젊어 보이고, 몸이 유연하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한국무용을 배운 후 달라진 점이다. 또 관절을 움직이는 전신운동이기 때문에 다이어트에도 효과가 있고, 호흡을 중시 여기는 한국무용 특성상 호흡조절이 자연스러워진다.

□ 수업 진행 시 중점을 두는 사항은?
■ 무용을 배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전통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주민자치센터 수업이라고 재미 위주로 쉽게만 가르치지 않는다. 하나라도 제대로 배웠다고 느낄 수 있도록 무서운 선생님 소리를 들으며 최선을 다한다. 다른 동에서도 여러 번 섭외가 왔었지만 연희3동에서 제대로 마무리하겠다는 생각으로 정중하게 거절하고 있다.

□ 앞으로의 계획은?
■ 어머니 무용단을 만들고 싶다. 수강생들끼리 모여서 무용단을 결성, 지역의 어르신들에게 찾아다니면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봉사를 한다면 강사로서 더 큰 기쁨은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