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학회가 발행한 한국땅이름 큰사전의 땅이름 풀이가 일부 잘못됐음을 지적하는 학계전문가의 의견이 제기돼 관심을 모은다. 따라서, 「가재울」이 가재가 많이 잡히는 지역으로 알려진 것도 한글학회가 발행한 한국땅이름 큰사전이 큰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배우리 한국땅이름학회 명예회장은 지난 14일 열린 학술발표회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땅이름 이야기를 살피거나 자치단체의 향토지 등을 만들 경우 한국땅이름 큰사전을 참고하는 경우가 많은데 사전을 만들 당시 조사과정에서 정확성을 기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땅이름 풀이에 있어 국어, 언어 학자의 의견이 주가 되지 않고 주민들의 이야기를 전해들은 대로 기록됐다는 것이다. 이는 땅이름 사전을 만들기 위한 조사과정에서 지역의 범위가 방대하기 때문에 학자들이 아닌 사람들이 조사 일선에 나서 땅이름 및 그 유래를 조사하고 이를 취합해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상태에서 표기했기 때문이다.
한글학회가 펴낸 한국땅이름 큰사전(전국지명총람 1-서울편)에 「가재울」은 「가재가 있고, 산이 둘러쌌으므로 가재울이라고 하던 것이 한자음으로 가좌리(加佐里)라고 칭하게 된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지난 7월 홍남교 부근에 가좌동의 상징물로 설치된 가재상에 적힌 가좌동 유래 글귀나 구 향토지인 「내고장 옛 이야기」에도 큰사전과 같은 유래가 표기돼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본지 369호에 (구)가재상을 만든 경위와 관련해 주민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배제한 채 지역의 상징물로 결정했음을 지적했다.
그러나 구가 가재울의 어원과 전혀 관계없는 가재상을 만드는 오류를 범한 더욱 근본적인 원인을 따져봤을 때 구청이 참고한 구 향토지나 인터넷 자료 등의 출처가 한국땅이름 큰사전이었던 것을 감안, 큰사전이 내리고 있는 가재울의 정의가 잘못된 것이라면 유사한 사례를 만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간과해서는 안 될 문제로 여겨진다.
이에 우원상 한국땅이름학회 이사(본지 고문)는 『땅이름을 바로 잡음으로 해서 우리의 향토적 문화와 역사를 바로 잡는 역할을 학회에서 해야되지 않냐』며 학회에 바로 잡아줄 것을 건의했다. 이형석 땅이름학회 회장은 『땅이름학회에서 정확을 기하지 못한 것을 인정한다』면서 『그러나 사전을 변경하는 것은 큰 작업이기 때문에 오랜 시간을 갖고 조사와 토론, 문헌 등을 통한 여러 가지 측면에서 연구한 후, 정확을 기해 잘못된 지명들을 차차 다듬어 가겠다』고 말했다.
배우리 명예회장은 『가재가 있어 가재울이 된 곳도 있겠지만 모든 지역의 가재울이 가재에서 유래됐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주장했다. 배 명예회장의 이같은 주장에 관련 학계 사람들도 동조하는 분위기가 커 오랜시간이 걸리더라도 가재울의 땅이름 풀이가 수정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