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좌동 가재상의 존폐에 대한 표결을 목적으로 남가좌2동의 각 직능단체장들이 모여 회의를 열었다. 가재상을 두고 주민의 의견이 분분하니 직능단체장들의 의견을 모아 구에 전달하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가재상과 관련된 가장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 대부분인 상황에서 회의가 진행돼 엉뚱한 결론으로 마무리됐다.
참석자들 속에서 『내가 생각해도 가재가 적었어. 아쉬움은 있지만 이왕 설치한 거니까』, 『철거는 그렇고 가재울뉴타운에 생기는 공원으로 이전하자』는 식의 발언이 이어졌다. 가재상이 문제가 된 것은 가재울의 어원을 왜곡하고, 주민을 배제한 채 동네 상징물을 결정하고 설치했기 때문이다. 가재울뉴타운도 같은 가재울인데 장소만 옮긴다고 문제가 해결되는가?
하지만 철거를 요구하는 주민의 이야기 중 부수적인 문제들에 초점을 맞춰 한 단체의 회장은 심지어 『전통 민물가재가 아닌 게 문제라면 제작업체에 우리나라 가재 모양으로 수정해달라고 요구하자』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가재상으로 인한 지명의 왜곡과 이로인한 인식의 오류, 교육적인 문제 등 진정으로 고민하고 걱정해야 할 사항은 덮어둔 채 『구청장님까지 문제되는 이야기다. (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의견을) 반박하는 자료를 빨리 만들어야 한다』며 단순한 주민 갈등으로 치부하려는 주장까지 나왔다.
주민들의 참여가 또다시 배제된 상태에서 가재상의 존폐를 논의한다는 것도 문제지만 회의시간 내 토론은 문제의 핵심을 벗어난 채 진행, 논의의 진의조차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결국 회의를 끝내고 난 결론은 △조형물 제작비 확인, △가재조형물 자리 이전, △제작사에 모양 수정 요청 등 세 가지 사항이다.
주민자치위원장에 따르면 이 종합된 의견을 구에 전달, 차후 구의 지시에 따른다는 계획이다. 『우리 동네의 발전을 위해서』라며 회의를 열었지만, 그동안 가재상과 관련해 회의가 없었다는 본지 지적에 형식적으로 자리를 만든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들었다. 주민을 배제한 채 회의를 열었다는 사실은 접어 두더라도 동네의 발전을 위해서 마련된 자리였다면 문제에 대한 고민이라도 이뤄진 후에 토론을 했어야 하지 않을까? 주민대표로 참여했다면 더더욱 말이다.
답답한 마음으로 회의장을 빠져나올 무렵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귓전을 때린다. 『가재상이 눈에 안 띄니 잘 보이도록 모양 수정할 때 높이도 높여 달라고 요구하자』 만일 이날 회의가 전 주민을 위해 생중계 되었더라면 어땠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