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탐방
북아현3동 컴퓨터교실
고은희 기자
2006-09-04 16:41
집, 학원에서 배우기 힘든 컴퓨터, 센터에서 실생활 유용한 정보 사이트 다뤄
북아현3동 컴퓨터 교실 수업.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들이다.
정재욱 강사

세상을 살아가는데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돼버린 컴퓨터. 하지만 컴퓨터를 배우지 못한 이들에게는 세대를 단절시키는 벽이 된 것도 사실이다. 자녀들과 이야기 하고 싶어도 소통의 공간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컴퓨터교실을 추천한다.

북아현3동 컴퓨터 교실 강사 정재욱 씨는 25살의 젊은 선생님이다. 『자식이, 혹은 손자가 가르친다는 느낌 때문에 수업을 배우러 오시는 분들이 많이 좋아하신다』고 전한 정재욱 강사. 『집에서 자녀분들에게 배우기 힘든 어르신들이 이곳에 와서 편하게 배우고 간다』고 설명했다.

수업은 초급, 인터넷, 중급 과정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3개월 과정이지만 수강생들의 진도에 따라 천천히 진행된다고. 처음 컴퓨터교실을 찾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컴퓨터를 끄고 켜는 것조차도 어려워하기 때문에 가장 기초적인 것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간다. 진도가 나가면 한글과 엑셀 등을 배우게 된다.

현재는 70여명의 수강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으며, 월,화,수,목,토요일에 수업이 진행된다. 컴퓨터는 영어가 많고, 복잡한 구조 때문에 반복되는 설명과 개인 지도가 필요하다. 정강사는 『한반에 10여명정도 되는 분들이 수업을 듣기 때문에 많은 수가 아니다. 소수정예이기 때문에 개인 지도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인터넷 수업은 실생활에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것들을 위주로 배운다. 인터넷뱅킹이나 이메일 사용하기, 인터넷쇼핑, 티켓구매하기 등 「모르고 있으면 몸이 고생하고 알면 편해지는」 정보사이트 위주로 가르치고 있는 것. 이렇게 배운 어르신들은 집에서 편하게 계좌조회를 할 수도 있고, 외국에 있는 자녀들과 비싼 사용료가 부과되는 전화대신 이메일로 소식을 주고받을 수 있게 됐다.

『수강생들 평균 연령대가 50세이고, 많으신 분들이 70세에 이르기 때문에 하나를 가르쳐도 확실하게 익힐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 정재욱 강사. 그는 또 『자녀에게 배우는 것이 어색해 센터를 찾는 분들이 많은 만큼 친절하게 가르치기 위해 노력한다』고 전한다.

「이 나이에 무슨 컴퓨터를 배워?」라는 생각에 배우고 싶어도 망설이는 사람들이 많다. 빠르게 진도를 나가는 학원에서 배우기에는 무리가 있고, 자녀들에게 배우는 것도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이곳에는 같은 고민을 하다 자치센터를 찾아온 분들이 많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와서 한번 들어보길 바란다』는 정재욱 강사의 당부처럼 우선 문을 두드리기를 권한다.


Interview/ 정재욱 강사
자녀와 이메일 주고 받는 모습 보며 보람
무엇이든 해보려는 자신감 중요

젊은 나이에 나이 많은 분들 가르치는 것이 힘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수강생들 걱정을 먼저 털어놓는다. 『학원이나 집에서 배우기 힘들어 오는 분들이다. 자녀나 손자가 가르친다는 마음으로 배우고 계시다』고 전한 정재욱(25) 강사. 수강생도 마음을 알아차렸는지 간식을 싸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편집자주>

□ 수업을 진행할 때 중점을 두는 사항은?
■ 처음 이곳에 오시는 분들은 전원을 켜고 끄는 등의 컴퓨터에 대한 기본지식도 없는경우가 다반사다. 이들이 적어도 컴퓨터를 실생활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다.

□ 수업을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다면?
■ 영어가 많고 바탕화면, 드라이브 개념이 명확치 않기 때문에 많이 어려워하신다. 때문에 반복해서 설명해야 하는 것에서 어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어려운 용어는 쉬운 표현으로 바꿔서 설명하는 등 최대한 쉽게 가르치고 있다.

□ 보람을 느낄 때는?
■ 자녀와 메일을 주고받거나 집에서 배운 것들을 자녀에게 자랑했다고 말해주는 분들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 수강생들이 컴퓨터를 배우면서 영어가 많이 나와 영어를 수업을 개설할 것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렇게 수강생들이 배우면 배울수록 호기심의 폭이 넓어지는 것을 볼 때도 뿌듯함을 느낀다.

□ 컴퓨터를 잘 하기 위해서는?
■ 무엇보다 자신감이 중요하다. 처음 수업을 듣는 분들은 컴퓨터가 고장이라도 날까봐 함부로 눌러보지 못하신다. 그럴 때마다 「고장 나면 제가 다 책임질 테니 아무 것이나 눌러봐도 상관없다」는 말을 하곤 한다.

□ 수강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예절을 중시하는 어른들은 길에서 봐도 「선생님」이라며 꼭 인사를 한다. 또 집에서 직접 간식을 만들어 가져다주시는 분들도 계시다. 항상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