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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배제, 검증 없는 가재가 지역상징물?
최연희 기자
2006-08-23 17:18
남가좌동에 뜬금없는 가재상…학계, 왜곡된 어원 전달 우려
문광 학회장-“대표성 띠려면 주민, 전문가 의견 수반돼야”
가좌동의 상징물로 지난달 31일 남가좌동에 설치된 가재상.

가좌동의 상징으로 때아닌 가재상이 등장, 주민들을 혼돈시키고 있다.

구는 주민들과 사전 조율없이 올 7월말 홍남교사거리(남가좌동 328-32 앞 보도)인근에 가재상을 설치한 뒤 가재를 남·북가좌동을 대표하는 상징물로 지칭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의 유래를 아는 인사들은 갑자기 등장한 가재상이 가좌동의 옛지명인 가재울의 어원을 왜곡시킬 것을 우려하고 있고, 주민들은 상징물 결정 과정에서 주민들의 충분한 의견수렴은 물론 철저한 검증을 거치지 않은 「가재」가 가좌동을 대표하는 상징물이 될 수 없음을 주장하고 있다.

구청측은 가재상에 대해 홍성덕 전 구의원이 2005년 예산에 5000만원을 편성해 남가좌2동 주민자치위원회의 설치요청 민원 내용을 바탕으로 지난해 12월 제작을 마치고 올해 7월 31일 설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구는 설치 과정에서 주민의 의견수렴을 위한 공청회나 모형 선정을 위한 여론조사 등 상징물을 선정하기 위한 기본적인 업무조차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으며, 주민자치위원회에도 정식 의제로 상정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남가좌2동의 주민자치위원장이었던 박종천 씨는 『홍성덕 의원으로부터 가재상 관련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으나 정식 회의를 열거나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은 없었다』고 밝혔다. 뿐만아니라 남가좌2동이 아닌 가좌동의 상징물임에도 남가좌1동, 북가좌1·2동 주민자치위원회 등은 가재상을 설치한다는 사실조차 전혀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학계에서도 반발하고 나섰다. 가재상에 가재울의 잘못된 유래를 명시한 것과 관련해 한국땅이름학회의 비난의 목소리가 크다. 당초 구의 남가좌동 가재상조형물 설치계획을 살펴보면 가좌동이 가재가 많이 잡혔던 지역, 가재의 앞발과 같이 조그마한 산들로 둘러싸여 있는 마을에서 유래됐다고 가재상 설치 이유를 들고 있다. 가재상 현판에는 두 가지 유래(가장자리마을, 가재)를 다 명시하고 있으나 당초 계획이 위와같이 세워진 것을 봤을 때 유래에 대한 정확한 고증없이 사업을 계획해 발생한 오류로 해석된다.

서대문구 지명위원을 지낸바 있는 배우리 서울시 교통연수원 교수는 『조상들은 전설을 만들어 내거나 억지로 의미를 끼워맞추는 것을 즐겨 이름 그대로 해석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다』며 『가재가 가좌동의 유래가 된 것으로 알려진 것도 그런 풍토에서 잘못 전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가좌동 주민 김해진 씨(45)는 『주민들도 모르게 상징물을 결정하고 설치 후에도 아무런 설명과 홍보가 없는 것은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성채 한국문화관광학회장은 『지역상징물은 대표성을 갖게 하고 차별성을 두어 외부인들이 상징성을 통해 쉽게 그 지역이 연상되고 아름다움이나 관광적 매력으로 승화돼야 한다』면서 『대표성을 가질 수 있는가 등의 검증을 위해서 주민들이나 전문적 자문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학회장은 또 『상징물이 대표성을 띠지 않고 정확한 의미 전달이 되지 않을 때는 예산만 낭비하고 더 나아가서는 지역의 이미지를 이해하는데 오히려 복잡한 장애요인을 제공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가재울의 참뜻
‘갓, 갖’은 ‘가장자리’의 옛말. 이 말과 ‘마을’의 뜻은 ‘울’ 또는 ‘골’과 합해질 때 그 사이에 ‘애’가 개입된 것.

출처 : 옛말과 그 이름찾아나서기 (저 배우리 한국땅이름 학회 회장) 갖 + 울 = 갖애울 > 가재울(가잿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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