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쓴소리 단소리
10초의 배려, 10분의 양보
김원국 명예기자
2006-08-22 17:35
일사분란한 유관기관 협조 아쉬워
김원국 명예기자

「쓴소리 단소리」는 서대문사람들 명예기자단이 지역을 돌아보며 생활 속에서 느낀 점을 날카롭게 또는 부드럽게 서술하는 칼럼형식의 글입니다.


지난 8월14일 연희동 한 건물 2층에서 화재가 있었다. 검은 연기가 점점 강해지는 것을 보고 『불이다!』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진짜로 건물 2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그 앞을 지나 갈 때는 창 밖으로 화염이 뻗어 나오고 있었다. 불이 난 후 제법 시간이 지난 듯 했지만 건물 앞에는 한 두사람이 나와 있었고, 주변에는 당황함도, 긴박함도 느낄 수 없었다.

『불이네, 119 신고를 해야 하나? 누군가 벌써 신고했겠지』하며 무심코 지나가려다 보니 아직 주변에는 소방차나 경찰의 출동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혹시 모두 나처럼 미루고 신고를 안 했나? 아까 처음 봤을 때 신고할 걸 그랬나?』조금은 복잡한 생각을 하던 찰나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소방차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소방차가 도착하자마자 소방관들이 바삐 움직였고 얼마 안되서 소방차 물대포가 물을 뿜어 화재를 진화했다. 경찰도 출동했다. 창 밖으로 보이던 화염이 사라지고 잔불 정리와 사후 정리에 들어가기까지 소방차가 출동해서 한 10여분 정도였던 것 같다. 이번 사건을 보면서, 「나는 왜10초정도의 시간을 내 119에 신고하지 못했을까」라는 후회가 밀려왔다. 화재를 당한 사람은 1초가 몇 시간 같지 않았을까? 이웃을 위한 10초의 배려가 매일 매일, 순간 순간 이루어 지는 지역 사회가 되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해 본다.

현장에서의 또 다른 아쉬움이 있었다면 소방차가 도착해 진화작업을 하는 긴박한 순간에 소방관 중 한 분이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그러나 소방관의 교통통제에도 일반 차량들은 그냥 화재현장을 지나가고 있었다. 차선을 건너가 빨리 지나가 버리는 차, 천천히 불구경(?)하고 가는 차,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었다. 화재 진압에 여념이 없는데 그 짧은 10여분의 통제를 참지 못하고 화재 현장 한 가운데를, 통제를 무시하고 지나가는 우리의 모습이 창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행을 당한 내 이웃을 위해 10분 정도의 배려가 그렇게 어려울까?

또 벌써 현장에 나왔어야 하는 경찰은 화재 진압이 한참 진행되고 나서 현장에 도착했고, 교통통제를 시작했다. 소방차가 도착하기 전에 경찰이 먼저 출동해 1분이라도 화재진압을 서두를 수 있도록 도로 통제도 하고 주민의 안전을 위해 주변 건물에서 사람을 대피시키고, 현장 통제 등 업무가 먼저 수행돼야 하는 것 아닌가? 어려운 교통 상황을 뚫고 도착한 소방관이 직접 교통정리까지 하는 상황은 문제가 있어 보였다.

긴급 사태 시에 119에 전화 신고만 하면 유관 기관에 모두 통보되어 각각의 맞은 역할들을 일사불란하게 이루어지는 모습을 시민들이 본다면 일선 기관들에 대한 감사와 신뢰 그리고 지지를 보내게 되리라. 이렇다 저렇다 하면서 외국의 외형적인 모습만 가져오려는 노력대신 주민을 위해 긴급상황 발생 시에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인가에 초점을 맞춰 발전 방향을 찾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본다. 거창한 구호보다는 실질적인 방안들이 찾아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