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73년 이후 최대 강수량을 기록하며 오랫동안 기승을 부리던 장마로 많은 재산을 잃고 심지어 가족까지 잃는 아픔을 이겨내며 맞이한 금년 8월은 예년과 다른 감회를 느끼게 한다. 8월은 우리 민족과 특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5천년 역사 중 유일하게 나라를 빼앗기는 수모를 당한 것이 1910년 8월이고 망국민의 설움을 딛고 광복을 맞이한 것 또한 1945년 8월이다. 그러므로 우리민족에게 8월은 치욕과 통한의 달인 동시에 감격과 환희의 달이며 국가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는 애국의 달이기도 하다.
지난날 당파간의 분열과 갈등으로 국력약화를 초래했고 이로 인해 세계열강의 각축전 속에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고 말았다. 이에 분개한 선열들은 비분강개하여 순절하거나 이국땅에서 풍찬노숙하며 끝없는 독립투쟁을 전개하는 등 우리 민족의 강인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신분·종교·지역을 초월해 전개된 3·1독립만세운동은 당시 분열됐던 국론을 하나로 뭉치게 했고 그해 4월 13일 상해에 수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는 국민들에게 조국 광복의 꿈과 희망을 심어주었다.
이렇게 선열들이 목숨 바쳐 되찾은 우리나라는 광복 이후 국론분열과 역량부족으로 당시 주어진 국제여건과 시대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지 못하고 변천하는 동서냉전 체제의 굴레를 피할 수 없어 쓰라린 동족상잔의 비극으로 이어지고 결국 남과 북으로 나누어진 채 반세기가 훌쩍 지나버렸다. 그동안 우방과 더불어 통일을 위한 많은 노력을 해 왔고 지금도 우리의 소원이 통일임은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우방들과의 여러 가지 견해 차이가 우리사회를 술렁이게 하고 있다. 한국전 정전협정 53주년을 맞이한 지난 27일 혈맹관계를 자랑하던 우리나라와 미국이 과거와는 달리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자 우리 국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해지고 갈등과 분열의 골이 깊어지는 듯하여 조금은 염려스러운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서로 견해가 다르다고 무조건 비판만 하거나 냉소적으로 상대를 대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진정한 해법을 찾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알고 상대의 마음을 읽을 줄 아는 혜안이 필요하다. 수많은 선열들의 희생으로 되찾은 대한민국은 급변하는 시대상황에 대처하지 못해 국론분열로 동족상잔이라는 비극을 초래했고 아직까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아픔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현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역사를 잊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 치욕적인 망국의 세월을 보내면서도 절망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우리 민족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국론을 결집시켜 광복이란 역사를 다시 썼던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 애국의 향기가 묻어나는 8월, 선열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잊지 말고, 시대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하고 우리의 밝은 미래를 설계하는 의미있는 달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