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환경
환경르뽀/자연에 대한 인간의 차별!“궁동산이 앓고 있다”
김화영 기자
2006-04-14 15:13
자연에 대한 인간의 차별!

궁동산 훼손 실태보고서

주민 산책코스로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궁동산이 불법 산림훼손으로 인해 신음하고 있다. 본지는 지난 달 말 궁동산 산림훼손이 심각하다는 독자 정일출 씨(남가좌동·1∼3대 구의원)의 제보를 받고 실태 파악에 나섰다.

궁동산 곳곳을 돌며 취재한 결과, 산림의 훼손 정도는 예상외로 심각했으며 이미 사유 경작지로 전락해버린 임야도 상당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본지는 불법 훼손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궁동산의 실태를 지면에 실어 그 해결책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궁동산 곳곳 산림 훼손 심각
울타리 설치 유실수 식재, 개인 과수원 방불

1 경사가 완만하고 접근성이 용이해 인근 주민들의 산책코스로 사랑받고 있는 궁동산이 몸살을 앓고 있다. 사욕을 채우기 위한 일부 주민들의 불법 산림훼손으로 궁동산 곳곳이 심각하게 파헤쳐진 것으로 나타나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불법 가건물이 설치돼 창고로 이용되고 있는가 하면 쓰레기 잔재물이 방치돼 있는 곳은 예사다. 나무가 마구잡이로 베어진 일부 토지는 사유 경작지로 가꾸어질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기도 하고, 이미 방대한 면적에 유실수가 식재된 곳도 있다.

연희동 시범아파트 부근 산 87-36번지 일대 임야는 이미 사유화된 지 오래다. 약500평에 이르는 임야에는 철조망까지 둘러쳐지고 배나무, 석류나무 등의 유실수가 식재돼 개인 과수원을 방불케 한다.


1000여평 임야, 수목 무수히 잘려나가
평상 및 테이블 설치, 개인 정원으로 변모

2 성산회관 뒤 산113-37번지 일대 임야 1000여평에 이르는 산림도 훼손 정도가 심각하다. 최소 9년 이상된 것으로 추정되는 대나무, 잣나무 등이 무수히 베어져 나간 것으로 보아 경작지를 만들기 위한 사전작업의 흔적이 역력하다.

또 땅을 파고 묻어둔 김칫독에서는 형체를 알 수 없는 물질들이 썩어가고 있고, 훼손지역 아래 쪽에는 나무 그늘 아래 누군가가 평상과 테이블 등을 설치해 개인정원으로 변모시켰다.

더군다나 이 일대 하층부에는 이미 경작된 밭에서 각종 채소들이 푸른 싹을 틔우며 자라고 있어, 나란히 걸려있는 「산불조심 서대문구」현수막과 묘한 부조화를 이루고 있다.


칡넝쿨 뒤엉켜 인근 나무 고사
철근 따위 적치물 방치

3 산118번지 일대는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 일부 임야는 나무가 모조리 베어져 나갔으며, 칡넝쿨이 뒤엉켜 개나리 등 다른 나무가 전혀 자라지 못하고 고사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복구나 관리가 전혀 이뤄지지 못하는 실정이다.

최근 이같은 상황을 보다 못한 정일출 씨는 궁동산악회와 함께 이틀간의 작업을 통해 일부 정비작업을 하기도 했다. 군사시설 인근 115-1번지 일대의 상황도 마찬가지. 철근, 나무토막 따위의 적치물이 흉물스러운 꼴로 방치돼 있다.


구 “방대한 임야 단속 어려워”
처벌, 경미한 벌과금 수준에 그쳐

4 이에 대해 구청 해당 부서는 『서연중학교 뒤쪽 자연경관지구에 대해서는 매일 2~3차례 특별순찰을 돌고 있으며, 그외 임야에 대해서도 꾸준히 단속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방대한 임야에 대한 단속을 실시하기가 사실상 어려울 뿐만 아니라, 큰 길에서는 잘 보이지 않고 인적이 드문 곳이 많아 단속이 어려운 실정이라는 것. 훼손 정도가 심각한 경우에는 경찰에 의뢰, 탐문수사를 실시하기도 하지만 그마저도 적발이 어렵다.

형사고발이 된다고 하더라도, 3000만원 이하의 벌과금 범위 내에서 초범의 경우 수십~수백만원 수준의 벌금이 부과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무단 산림훼손을 해결할 방안은 경작된 농작물을 모두 파헤치고 그 자리에 나무를 식재해 산림을 복원하는 일이다.

하지만 추후 관리에 있어서도 형식적으로 어린나무 몇 그루를 심는 등 원상복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실정이라는 것이다.


Interview/정일출 씨

자연이 내린 선물 인간이 훼손해서야…
매일 산 오르며 가슴 쓸어내려
훼손! 누구의 책임인가?

궁동산을 찾는 주민은 의외로 상당수다. 주택가와 인접해 있고, 아침 운동코스로 적당해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은 물론, 중장년층의 사랑을 받는 산이기도 하다.

수년째 매일 아침 궁동산을 오르면서 건강에 도움을 받고 있는 정일출 씨는 『인간에게 끊임없이 베풀기만 하는 궁동산에 우리는 더 얻어갈 것이 없는지만 궁리하고 있다』면서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실제 기자가 찾아본 궁동산은 곳곳이 마치 개인의 소유물 처럼 훼손돼 있었다.

인근한 안산의 관리실태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었다. 훼손된 다음 복구에는 유지 비용의 수십배 예산이 소요된다. 구 관계자들의 단속만으로는 훼손을 막는데 한계가 있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누구의 책임인가?』를 우리 자신에게 자문해 봐야 할 것이다.

개인의 사사로운 욕심으로 훼손되고 있는 궁동산을 하루빨리 되살리고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한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