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탐방
서대문구게이트볼연합회
고은희 기자
2006-04-14 13:57
치매예방에 효과적 운동, 게이트볼
올해 처음 구청장기대회 개최

「노년의, 노년을 위한 스포츠」라 불리는 게이트볼. 지난 80년 처음 한국에 알려져 88올림픽을 치루면서 활성화 되기 시작해 현재는 전국에서 60만명 이상이 즐기고 있다. T자형 스틱을 쥐고, 당구공만한 볼 10개로 이뤄지는 운동이다. 서대문구게이트볼연합회(회장 박복순)를 찾았다.

여름을 연상케하는 더운 봄날씨임에도 불구하고 홍남교 밑 게이트볼장에 모인 회원들은 평균연령이 60대를 넘는 나이를 잊고, 게이트볼에 푹 빠져 살고 있었다. 우리구에 게이트볼 연합회가 생긴 것은 지난 88년경. 올림픽 붐과 함께 노태우 전대통령이 게이트볼을 알리면서 우리구에도 게이트볼연합회가 생겨났다.

최태임 초기회장의 노력을 이어받아 현재는 박복순(68) 씨가 회장직을 맡아 5년 째 연합회를 이끌고 있다. 게이트볼연합회가 자리잡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게이트볼장이 없어 이리 저리 옮겨다니며 운동을 해야만했다. 처음에는 홍제초등학교 한 귀퉁이에서 연습하기도 했지만 학생들과 운동장을 공유해야했기 때문에 결국 다른 곳으로 옮겼다.

종로구에 있는 사직공원, 중구의 양정고 자리, 장춘동공원, 경희궁 등 차례로 옮겨다니며 운동을 했다. 하지만 거리도 멀고, 이용료를 내야하는 불편함을 겪었다. 이에 박 회장은 구에 게이트볼장 건립을 건의했고, 건의한지 2년만에 지금의 홍남교 밑에 게이트볼장을 마련할 수 있었다.

하지만 장마철이 되면 다리에서 물이 넘쳐 게이트볼장까지 흘러들어 엉망이 되곤 했다. 이런 문제를 구에 건의했지만 예산상의 문제로 보수공사가 이뤄지지 못했고 결국 서울시 교통과에서 사정을 보고 더 이상 다리에서 물이 넘치지 않도록 공사를 해줬다. 이제 장마철에도 게이트볼장이 파헤쳐질 걱정없이 운동을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매일 연습을 하다보니 게이트볼을 치는 회원 모두가 선수처럼 실력이 부쩍부쩍 늘었다. 그 결과로 지난 해 10월, 서울시장기대회에서 장수팀이 2등을 하는 쾌거를 올렸다. 구에서도 실력을 인정, 올해 처음으로 구청장기게이트볼대회를 개최하게 됐다.

5월말이면 게이트볼연합회의 또하나의 결실이 맺어진다. 천연동에 노인종합복지관이 오픈하게 된 것. 이 곳 옥상에 게이트볼장을 마련한 것이다. 이곳이 오픈하면 복지관에 다니는 어르신들도 게이트볼을 배울 수 있게 된다. 게이트볼은 노인이 배우기에 적합한 운동이다. 힘이 많이 소모되지 않고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는 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주먹보다 작은 공을 맞추기 위해서는 집중해야하고, 볼을 어떻게 칠지에 대해 끊임없이 연구해야하기 때문에 치매예방에도 탁월하다. 박복순 회장은 『더 많은 노인들이 게이트볼을 배워 건강한 노년을 보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Intreview/박복순 회장
인생의 희로애락 담겨 있는 매력적인 운동
초기의 설움 잊고 번듯한 연습장 마련


초록 잔디위에 사뿐히 굴러가는 하얀공. 어느 영화속 한장면이 연상된다. 이런 멋진 운동인 게이트볼은 최근 국내에 새로운 생활체육으로 자리잡았다. 볼을 어떻게 치는가에 따라 경기전체의 운명이 결정되는 게이트볼. 그 속에는 작은 인생이 뭍혀 있다고 말하는 박복순 회장. 게이트볼을 하면서 실망과 희망,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는 스릴과 즐거움으로 하루가는 줄 모른다는 박 회장을 만났다. <편집자주>

□ 게이트볼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 나부터도 지병이던 당뇨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봤다. 옛날에는 병색이 완연한 얼굴색을 하고 있었는데, 게이트볼을 시작하고 나서부터는 살도 붙고 건강해져서 누구도 내가 당뇨에 걸렸다고 보지 않는다. 집에 혼자 있으면 자꾸 무언가 먹을 것을 찾게 되는데 이것이 당뇨환자에게는 아주 안 좋다. 하지만 볼을 치다보면 어느 새 빠져들어 먹는 생각을 안하게 된다.

□ 협회를 운영하면서 어려운 점은?

■ 구에서의 지원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지난 번 서울시장기게이트볼대회 출전당시 20만원을 받은 것이 전부다. 참가비와 점심값으로 쓰고나면 아무 것도 없다. 다른 구에서 단체복 맞춰입고 경기에 임하는 것을 보면 부럽기도 하다. 또 올해 처음으로 구청장기대회를 열었는데 이도 만족할만하게 지원을 받지 못했다. 다음 해에 신경써준다고 하니 기대해보겠다.

□ 보람을 느낄 때는?

■ 우리 연합회 소속 회원 중 중풍으로 고생하는 할머니 한 분이 계셨다. 그 분은 처음 게이트볼을 시작할 때만해도 거동이 매우 불편했다. 하지만 게이트볼로 발을 약간 절긴 하지만 걸어다닐 수 있게 됐다. 이런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

□ 아직도 게이트볼을 생소해 하는 미래의 회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 집에만 있으면 답답하고 건강에도 안좋다. 밖에 나와서 같은 또래와 어울리면서 운동하면 얼마나 좋겠나. 제발 나와서 운동하길 바란다. 또 고스톱같이 돈 잃어버려 속상해하는 일 말고 어렵지도 않고, 치매예방 등 건강에 좋은 게이트볼을 하면서 즐겁게 살아갔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