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탐방
연희2동 바둑교실
고은희 기자
2006-06-26 15:30
좌ㆍ우뇌 동시 사용으로 통합적 사고 도와
경험 통해 셈 배우는 살아있는 학습
연희2동 바둑교실 학생들이 바둑을 두며 원리를 익히고 있다.
박성환 강사

「논어」에서 공자는 「바둑 두는 것이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것보다 어진 일이다(以奕爲爲之猶賢乎己)」라고 했다. 또 현명한 부모들이 자녀들을 지혜롭게 키우기 위한 방법으로 바둑을 선택한다. 흑과 백의 돌 속에 어떤 비밀이 숨어있는지 연희2동 바둑교실 박성환 강사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바둑은 흑과 백의 바둑돌을 번갈아 놓으며 집을 많이 차지하는 사람이 이기게 되는 간단한 승부놀이처럼 보이지만 상대를 이기기 위해 쉴 새 없이 셈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 수학적인 사고가 발달한다. 『바둑을 잘 두게 되면 좌뇌와 우뇌를 모두 사용하기 때문에 통합적인 사고가 가능하다』고 설명하는 박강사.

그는 『공식을 외워야 하는 수학과는 달리 직접 경험을 통해 저절로 셈을 하게 되는 바둑이야말로 살아있는 공부』라고 강조했다. 바둑에서 기본으로 가르치는 것이 바로 예절이다. 둘이 하는 경기이기 때문에 서로에 대한 배려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통해 스스로 원만한 대인관계를 이룰 수 있도록 이끄는 힘 또한 바둑에서 나오고 있다. 연희2동 바둑교실에서는 30여명의 아이들이 주2회 수업을 받고 있다. 기초반과 중급반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으며,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 배우면 중급반으로 승급하게 된다.

기초적인 기술과 수 읽기를 주로 하는 기초반에 비해 중급반은 좀 더 발달된 기술과 수읽기 뿐 아니라 기본적인 포석이나 정석 등을 함께 배운다. 자치센터 내 강당에 바둑교실용 앉은 탁자를 설치해 여타 바둑교실 못지않은 시설을 갖춘 것을 연희2동 바둑교실의 특징으로 꼽은 박강사는 본인이 속한 대한바둑강사협회에서 여는 대회를 통해 아이들의 실력을 평가하고 있다. 처음 연희2동을 찾았을 때는 25급의 아이가 제일 잘 두는 정도였지만 지난 6일 개최된 어린이 바둑큰잔치에서는 27~14급의 좋은 성적을 거두기도 했다고.

박 강사는 『바둑실력은 양동이에 물이 차는 원리와 비슷하다. 평소에는 잘 나타나지 않지만 어느 순간 쌓였던 실력이 발휘된다』고 설명한다. 본인 스스로도 모르는 사이에 놀이와 학습을 통해 실력이 쌓이게 된다는 것. 박강사는 『아이들이 빨리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선생으로서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아이들도 이런 사실을 인정해주고 고맙다는 말을 해줄 때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어렵고, 따분한 어른이나 하는 놀이로만 취급해왔던 바둑. 하지만 한사람이 평생 똑같은 경기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수가 존재하고, 그만큼 흥미가 큰 것이 바둑이다. 바둑을 통해 사고의 크기를 키워가는 것은 어떨까?


Interview/ 박성환 강사
상대방에 대한 배려, 예의 우선시 해
지지 않으려는 마음자세 갖춰야

정석, 자충수, 포석… 일상생활에서 쓰이고 있는 바둑의 용어들. 그만큼 바둑이 우리 삶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는 뜻이다. 어려워 보이지만 그 속에 숨어있는 다양한 수를 통해 즐거움을 찾는 바둑. 박성환 강사가 전하는 바둑의 묘미에 대해 들어보자. <편집자주>

□ 바둑수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 초보반은 바둑의 역사, 규칙 및 예절 등 기초적 기술과 수읽기를 배운다. 6개월에서 1년정도면 중급반으로 승급한다. 중급반은 좀더 발달된 기술과 수읽기 뿐 아니라 기본적인 포석과 정석을 함께 배우게 된다.

□ 바둑교실 학생들의 실력은?
■ 급수는 30급부터 1급까지 있다. 처음 동에서 강의를 시작할 때는 25급 정도의 어린이가 제일 잘 두는 수준이었는데 약 8개월동안 14급의 실력을 갖춘 아이도 생겼다.

□ 수업시 아쉬운 점이 있다면?
■ 바둑의 급수는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반이 두 반 밖에 없어 아쉽다. 실력이 맞는 학생들끼리 팀을 나눠 바둑을 두게 하거나 중ㆍ고급자는 개별지도를 통해 지도하고 있다.

□ 강좌에서 중점을 두는 사항은?
■ 바둑실력향상도 중요하지만 어린이들 서로 간 예의를 갖추고 상대를 배려하는 자세를 갖추도록 지도하고 있다. 바둑을 통해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갖추면서 아이들의 인격형성에도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 바둑을 잘 두는 방법이 있다면?
■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지지 않으려는 마음을 갖고 바둑을 둬야 한다. 바둑용어 중 「아생연후살타(我生然後殺他)」라는 말이 있다. 내 자신을 지킨 후 상대를 공격하라는 뜻이다. 이를 실천하는 것이 바둑의 기본이다.

□ 수강생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무슨 일이든 시작을 했으면 끝까지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흥미를 느끼는데도 시간에 쫓겨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일반 공부와는 달리 경험을 통해 배우는 살아있는 공부임을 알아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