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박진희의 골프칼럼
묵묵히 체험을 강조하는 운동 ‘골프’
박진희 JPGA PRO (남강골프연습장 헤드프로)
2006-06-20 16:35
프로와의 의사소통 가능한 5-6학년이 시작 적기
긍정적 태도로 골프에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를
박진희 JPGA PRO

구름 한 점 없이 맑게 개인 하늘, 어둠이 내리기 직전 너무도 고운 석양의 투명한 하늘빛이 산자락의 능선을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게 한다. 능선위로 펼쳐진 하늘빛은 고요와 평화로 물들고 있다. 이윽고 시간이 흘러 노을빛은 점점 희미해지고 어둠이 내린다. 산의 윤곽은 보이지 않고 초승달의 자태가 더욱 뚜렷하게 드러난다.

달은 낭만주의자의 영원한 친구라 했던가. 도회지의 밤하늘에선 볼 수 없는 어린아이 눈망울 같은 별들이 여기저기서 하나둘씩 돋아나기 시작한다. 이렇듯 자연은 아름다운 것을, 주어진 이런 아름다움과 신비를 일상의 우리는 그저 무감각하게 흘려보내고 만다. 이런 고요한 평화를 우리는 과연 한 생애를 통틀어 몇 번이나 볼 수 있을까?

지난달 15일은 스승의 날이자 성년의 날이었다. 성년식이 열린 서울시청 앞 광장엔 어여쁜 한복에 족두리를 한 새내기 성인들이 디카로 자신의 모습을 담아내기 바쁜 모습이 어느 일간지 1면에 실렸다. 그래서 인지 문득 성인무대이든 주니어 무대이든 세계최강을 자부하는 한국골프, 그것도 주니어골프를 생각해볼 수 있었다. 현재 한국골프와 주니어골프의 위상에 대해선 얼마 전 칼럼에서 장황하게 늘어놓았으니 재삼 언급은 피한다.

그처럼 한국골프가 위상을 떨치고 있는 가운데 운동능력이 월등한 유소년기 때부터 골프를 시키는 조기골프 열풍이 일고 있다. 물론 타이거우즈는 11개월 만에 스윙을 할 정도로 천재의 기질을 보였고, 아놀드 파머는 5세 때, 젝 니클로스는 10세 때에 골프를 배우기 시작 했다. 사실 골프의 시작은 어릴수록 좋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필자의 생각엔 골프의 시작을 레슨프로와의 의사소통이 가능한 초등학교 5~6학년 즈음이 좋다고 본다.

사실 현재도 초교 2학년 아이를 가르치고는 있지만, 그립에서부터 비교적 자연스럽게 스윙이 될 수 있도록 가르칠 뿐만 아니라, 「원칙」을 그리 강조하지도 않는다. 단, 골프가 즐거울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는 개념을 갖고 있다. 그 부모에게도 한 1년 정도는 더 지난 뒤에 체계적인 레슨계획을 갖게 될 것을 설명해 드리고 있다.

골프게임은 인내력과 정신집중, 심리적 안정 등을 필요로 한다. 또한 스포츠 종목 중에 유일한 스스로가 심판이 되는 게임이다. 따라서 룰과 매너, 에티켓을 강조하는 운동이므로 아이들의 인격 형성에 유익하게 작용하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골프를 한다고 해서 학업을 등한시 한다면 결코 후회가 따른다. 되도록 방과 후에 집중적으로 연습하도록 한다.

골프는 단언하건데 연습량에 비례해 실력이 향상된다. 호기심 많고 산만한 아이들이 배우면 좋은 운동임엔 틀림없지만, 외려 그러기에 더욱 배우기 어려운 종목이기도 하다. 자녀들이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한 후에 그때를 잘 캐치해서 가르치기 시작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주의할 것은 현재 볼을 잘 치게 가르쳐 주는 것 보다 오히려 훗날에 볼을 더욱 잘 칠 수 있도록 기초를 다지는데 공을 들여야 한다는 점이다.

역시 레슨 할 때에 서두르는 것은 금물이다. 아주 태연하고 느긋하게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는 자세가 필수다. 해서 그립이나 스윙동작을 너무 타이트하게 가르치려 애쓸 필요는 없는 것이다. 특히 요즈음엔 다양한 경로를 통해 세계의 유명 프로의 스윙을 쉬이 접할 수 있게 되므로 오히려 이러한 흉내 내기는 지양되어야 한다. 또한 필드에서는 스코어에 집착하기 보다는, 자연과 동화되는 겸손과 인생과 창조물의 위대함, 그리고 경외감을 느낄 수 있도록 배려하고, 룰과 매너 그리고 에티켓에 대해 이해시키는 것이 좋다.

골프는 묵묵히 가만히 있는 듯 하면서 항상 우리 주변에서 우리를 보듬고 있는 자연 속에서 우리가 미래를 살아가는 동안 잊지 말아야 할 것들을 체험해 가는 운동이다. 최선을 다해 연습한 후 나머지는 자연의 섭리에 맡기는 유연함을 기르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는 늘 긍정적인 태도로 골프에 접근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존중해 주어야만, 향후 인격적으로 존경받는 챔피온이 될 수 있을 것이며, 또한 미래에 국가와 자신을 선양하고 성취 할 수 있는 꿈나무로 무럭무럭 자라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