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어도 계속 공부에 관심이 가더라고. 나이 들어서 자꾸 잊어버리는 게 힘들지만 공부가 너무 즐거워』
4월 초 치러진 2005년 고등학교졸업학력 검정고시에서 서울지역 응시자 7000여명 중 신평림(75) 할머니가 최고령 합격의 영광을 안았다.
신평림 할머니는 양원주부학교(교장 이선재ㆍ서울 마포구 대흥동 소재) 교양부에 재학 중으로, 고등학교입학자격 검정고시 합격 후 2년 만에 고졸합격을 한 것이다.
신 할머니는 29일 『당초엔 검정고시를 볼 생각조차 안 했는데 선생님들의 권유로 응시, 합격하고 보니 무척 기쁘다』며 『선생님들과 학교측에 감사를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1931년 전남 영암에서 4남 2녀 중 셋째로 태어난 할머니는 「여자는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아버지의 신념에 따라 초등학교만 간신히 졸업할 수 있었다.
그 후 결혼해 1남 6녀를 키우면서 배울 시간이 없던 신 할머니는 자식들을 다 키우고나서야 펜을 잡을 수 있었다. 나이에 상관없이 배울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양원학교를 찾았다.
1주일에 세 번, 4시간씩 수업을 들었고, 검정고시반 할머니들끼리는 열성적으로 보충수업도 들었다. 집에 와서도 중얼중얼 영어단어를 외웠다. 이런 노력 끝에 양원학교에 입학한지 4년만에 중·고교 과정을 모두 마치고 당당하게 고졸 검정고시에 합격한 것이다.
초등학교를 졸업한지 딱 60년만의 일이다. 신 할머니는 『영어가 어렵고 힘들면서도 가장 재밌는 과목』이었다고.
그러나 정작 신 할머니가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은 과목은 한문이다. 그는 『영어가 재밌긴 하지만 어려워서 전공으로 하기는 벅찰 것 같다』며 『한문을 공부해 노인복지관에서 한문을 가르치는 게 꿈』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