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천동에 위치한 한 하숙집이 구청에서 발주한 공사로 발생된 각종 피해로 인해 몸살을 앓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곳은 A하숙집으로, 70세가 넘는 노부부가 창천동에서 30년간 살아오면서 생계수단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이다.
구는 지난 2003년 7월 창천동 240번지 8235.7㎡(2491평)에 L건설을 시행사로 선정, 주거환경개선사업을 위한 공사를 시작했다. 공공사업비 55억원과 민간사업비 105억원이 투입돼 기반시설 및 공공시설 정비, 불량 주거환경 정비 및 주택 건설을 목표로 오는 12월 말까지 공사가 진행된다.
하지만 이곳은 하숙집과 옹벽을 사이에 둔 곳으로, 공사가 시작되자 여러 가지 문제점이 노출됐다. 철거 당시 벽에 균열이 생기는 것은 물론 하숙집의 담장을 허락도 없이 허물어 버리기도 했다. 특히 소음과 먼지 등 피해로 인해 학생들이 하나 둘 하숙집을 떠나기 시작했고, 이는 고스란히 생계를 위협하게 됐다. 뿐만 아니라 하숙집 주인 B씨의 가족 모두가 건강에 적신호가 켜지는 등 일반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렀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L건설에서 제시한 공사공법. 공사현장에서 4m가량 떨어진 곳, 7m 높이의 옹벽 위에 하숙집이 위치하면서 축대도 설치할 수 없는 등 안전공법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철거공사 당시에는 지층이 흔들리기도 해 하숙집의 학생들이 대피하는 등 소동이 일기도 했다.
특히 공사 시작 당시 L건설에서 민원인에게 알렸던 N치는 4. N치는 모래의 상대밀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4는 「느슨한」 정도다. L건설에서는 이후 『이 수치는 겉흙의 수치일 뿐 안쪽의 흙은 더 단단하다』고 밝혔다.
게다가 수직으로 깎여진 옹벽 위에 15개의 방이 하숙집이 위치하면서 수해를 입는다면 흙이 주저앉을 수 있어 불안함을 안고 있어야 했다. 이에 B씨는 구에 민원을 여러 차례 민원을 제기했지만 구에서는 『토목기술자들이 설마 집을 무너지게야 하겠는가』라며 『특수한 상황인 것은 이해한다. 지금까지의 물리적 피해와 앞으로의 균열에 대한 피해는 구청에서 책임지고 보수할 것을 지시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L건설에서는 별다른 조치가 없었고, 결국 B씨는 국민고충처리위원회를 찾았다.
국고충 조사관이 지난 3월 14일 직접 공사현장을 찾아 L건설 관리자와 함께 공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지만 조사관 역시 『무엇보다 인근 주택의 안전을 신경 써야 함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옹벽이 수직으로 깎여졌고, 공사현장이 너무 가까워 안전한 공법 자체가 나오기 어렵다』며 『L건설은 B씨의 하숙집이 안전할 수 있는 공법을 제시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2개월이 지나도록 L건설에서는 안전한 공법에 대해 제시하지 않았으며, 공사는 계속 진행됐다.
B씨는 국고충에 여러 차례 질의했지만 『아직까지 L건설에서 안전공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답변만 할 뿐 별다른 조치는 없었다. 국고충에서는 2개월반이 지나서야 겨우 위원회를 개최했고, 위원회가 개최되기 전 『협의안을 만들었는데 별 이상이 없는 한 이대로 진행하는 것이 좋겠다』며 협의를 종용하는 등 B씨를 황당하게 만들었다. B씨는 『안전한 공법이 없다고 말했던 조사관인데 서두르듯이 합의를 독촉하는 모습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안전한 공법을 보지 못한 채 합의를 해야만 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결국 지방선거가 있기 하루 전 지난달 30일 개최된 위원회에서는 △하숙집의 영업보상 및 건축물 피해보상에 대해 시공사가 신청인과 협의해 합의안을 도출하고, 구청이 조정 중재역할을 담당해 합의사항이 이행될 수 있도록 행정지도 한다. △옹벽을 약 1m정도 후퇴해 지반의 변위를 예방하고 옹벽의 높이를 낮춰 옹벽의 변형에 따른 안전사고를 방지하는 것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설계변경을 실시한다. △시공사는 옹벽 및 CIP(철근을 심는 지반공사) 시공에 따른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계측관리를 철저히 시행하고, 공사감독관은 그 결과를 구청과 B씨에게 통지한다. △추후 공사진행에 따른 소음, 진동, 분진 등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공사감독관은 공사 관리를 철저히 하고 구청은 예방적 행정지도를 적극적으로 하며, 만일 피해가 발생하였을 경우 공사시공자가 최우선적으로 문제해결과 보상협상에 임할 수 있도록 조치하도록 합의하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됐다.
B씨는 『개인이 구청을 상대로 피해에 대해 알리는 일이 몇 개월이나 걸리고, 또 시원한 답변을 못 받았다는 사실이 너무나 안타깝다』며 『하숙집에는 70세가 넘는 노부모가 살고 계신데 안전에 대해 확실한 대책이 없어 불안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