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사기 수집가로 유명한 김동일 씨가 연희동에 작은 휴식처를 마련했다. 허브와 함께 하는 여유가 있는 곳, 「파인허브」가 바로 그곳이다. 연희삼거리에서 남가좌동으로 넘어가는 고개를 지나다보면 눈길을 잡는 아담한 건물이 눈에 들어온다. 발을 들여놓으면 서울에서 벗어난 한적한 공원에 와 있는 듯 허브향기가 물씬 풍겨난다. 좋은 사람들이 들러주길 바란다는 뜻에서 「파인(Fine)」을 허브카페 이름으로 정했다는 김동일 씨. 그에게 이곳은 어떤 의미일까?
20여년 전 인테리어 소품으로 이용하기 위해 두 점의 영사기를 구입한 후 매력에 빠져 영사기를 수집하기 시작한 김씨. 스스로 미쳤다고 할 만큼 열혈마니아가 되고부터 늘 마음속에 「영사기 박물관」을 건립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왔다. 파인허브는 그의 꿈에 다가가는 첫 발걸음으로, 카페 옆 작은 공간에 영사기 무료 박물관이 자리하고 있다.
허브 향기에 취해 카페 문을 두드리고 옛 정취 물씬 풍기는 영사기를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추억 가득한 옛시절로 돌아간 듯한 정감이 느껴진다. 파인허브는 김동일 씨의 꿈이 담긴 곳이고, 추억이 뭍어있는 곳. 한사람의 작은 취미가 여러 사람들에게는 진귀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100년 전 손으로 돌리는 영사기를 비롯해 시대별 영사기, 축음기, 영화포스터 등 400여점의 물품이 전시돼 있다.
영화 포스터는 「왕과 나」, 「로봇태권 V」, 「벤허」 등 향수를 자극하는 작품이 많아 보는 이로 하여금 그 시절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내도록 한다. 김동일 씨는 『4~50대의 어른들은 누구나 다 아는 것들이 많다. 가족이 함께 와 옛날이야기 등을 나누는 공간이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앞으로 학교에서 단체방문을 원할 경우 미리 연락하고 온다면 영화도 상영할 계획을 밝혔다. 김씨는 『장소가 협소해 많은 인원이 보지는 못하지만 2~30여명 정도는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하면서 『에디슨의 발명품인 영사기를 통해 영화를 본다면 아이들에게 교육적인 효과도 높을 것』이라고 전했다.
『아직까지 영사기에 대한 자료가 구비돼있지 않지만, 앞으로 영사기 역사에 대한 자료를 게시해 교육적 가치도 높이고 싶다』는 속내를 밝히기도 했다. 영사기박물관을 돌아보고 카페 내부로 들어오면 코를 간지르는 허브의 향기가 마음의 안정을 찾아준다. 파인허브는 세계 각국의 허브 제품과 다기들이 전시돼있어 매니저의 설명을 들으며 구경하다보면 어느새 허브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마시는 차에서부터 몸에 바르는 바디 용품, 허브향초와 베개, 목걸이에 이르기까지 생활 속에서 볼 수 있는 모든 제품들이 허브의 향기와 함께 만날 수 있다. 같은 제품이라도 나라에 따라 그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나라를 체크해가며 제품을 감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김동일 씨의 최종 목표는 「향기나는 영화관」. 허브랜드와 영사기박물관을 함께 만들어 대한국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작은 소망이다. 『아직은 협소한 곳에 있지만 언젠가는 넓은 대지위에 박물관을 짓고 싶다』고 말하는 김동일 씨. 그의 마음이 담긴 「파인허브」가 생활에 지친 이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다.
open : 오전 11시~밤 9시
♣ 위치 : 연희동에서 남가좌동으로 넘어가는 고개 중간에 있는 연두색 건물
♣ 가격 : 차는 무료(3개월간). 전시된 허브 제품은 각 가격에 맞게 판매된다. (문의 : 337-01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