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사람들
탐방
연희3동 한글서예교실
고은희 기자
2006-06-20 15:02
아름다운 한글, 먹과의 만남 마음 따라 움직이는 붓, 안정 되찾아줘
붓끝에 정신을 모아 집중하고 있는 연희3동 한글서예 수강생들.
강명숙 강사

과학적인 언어로 전 세계에서 그 가치를 인정 받고 있는 한글. 그만의 독창적인 아름다움이 먹과 만나 독특한 세계를 창출한다. 한글서예의 매력이 바로 그것. 연희3동 한글서예 교실을 이끌고 있는 강사는 강명숙 씨로, 전국에서 600명의 여성들만 회원으로 인정되는 한글서예 갈물회 감사로 있고, 서학회의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다.

글씨 자체가 어려워 그 느낌만으로 작품을 평가하는 경향이 많은 한문서예와는 달리 글만 봐도 뜻과 모양이 한꺼번에 전달되는 한글서예는 한 획만 잘못돼도 확연하게 드러난다. 연희3동 20명의 수강생들을 일일이 개인지도하고 있는 강명숙 강사. 어려울 법도 하지만 그만의 수업방식이 있다고. 『수강생들 중 글을 잘 쓰는 선배들이 후배들을 이끄는 경우가 많다. 새끼과외라고 부르는데,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분위기로 인해 화기애애한 수업이 이뤄진다』고 전한다.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제대로 된 작품이나올 수 있는 서예. 하지만 취미생활로 배우는 사람들이 많은 주민자치센터 특성상 속성으로 가르치기도 한다. 사설학원의 경우, 더 많은 수강료를 받기 위해 오랜 시간에 걸쳐 가르치지만 센터에서는 이 과정을 생략하는 것. 하지만 기본만큼은 충실히 가르친다. 강강사는 서예의 매력을 「붓과의 교감」이라고 전한다. 자신의 마음 상태에 따라 붓의 움직임이 다르기 때문에 마음의 안정이 곧 좋은 글씨로 나온다는 것. 나이 많으신 노인들이 서예를 통해 정신적인 안정을 찾고 이에 따라 우울증 등 정신적인 질환을 예방하기도 한다고.

강강사는 『집안의 어르신들이 붓글씨 작품을 내놓으면 누구보다 가족들이 좋아한다. 수강생들이 흐뭇한 모습으로 가정의 이야기를 할 때면 나 역시도 보람을 느낀다』고 전한다. 한문서예가 더 많이 알려지고 인정을 받던 시절, 이들의 우월감으로 인해 한글서예가 무시를 받았을 때도 있었다. 강강사는 한글을 알리기 위해 한국에 있는 각 나라의 대사관에 한글 작품을 써 보내기도 했으며, 문화관광부의 도움을 받아 외국 유명대학교에 한글서예 전시회 및 세미나를 개최하기도 했다. 얼마 전에는 미국 UCLA에서 전시와 세미나가 진행돼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서예의 매력에 빠져 한글 사랑하는 마음을 붓에 담아 수강생들을 가르치는 강명숙 강사. 서대문구를 넘어 전세계로 한글과 서예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모습이 아름답다.


Interview/ 강명숙 강사
한 획마다 정성 다해야 작품 나와
외국 유명 대학에 한글 알리기 앞장

한글의 독창적인 아름다움을 먹으로 표현하는 한글서예. 이제는 한글의 매력을 세계가 인정하고 있다. 주민자치센터의 강사로서, 세계에 한글을 알리는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는 강명숙 강사를 만나 한글사랑을 엿봤다. <편집자주>

□ 서예를 배우면 어떤 점이 좋은가?
■ 나이 드신 분들에게 정서적인 안정을 준다. 서예는 자신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나는 예술이다. 글씨는 거짓이 없다. 글만 봐도 쓰는 사람의 성격 등이 그대로 드러나기 때문에 글씨만 보고도 사람이 파악된다. 글을 제대로 쓰게 되면서 성격 급한 사람이 느긋한 마음을 갖게 되는 등가족들이 더 반긴다.

□ 수업은 어떻게 진행되는지?
■ 프로를 지향하는 이들을 가르치는 학원과 달리 취미생활로 배우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많은 시간을 소비하지는 않는다. 붓잡는 법, 획, 기본이 되는 글자 등 기초를 충실히 배운 후 교재를 기본으로 글자를 배운다.

□ 한글과 한문 서예의 차이점이 있다면?
■ 한문은 횟수가 많아 하나가 삐뚤어져도 잘 티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한글은 횟수가 적고 뜻과 글자 모양을 누구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글자 하나가 삐뚤어지면 작품 전체가 삐뚤어져 보인다. 글자 하나하나를 정성 들여 씀으로써 작품에 더 애착이 가게 된다.

□ 한글서예를 알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 10여년 전 갈물회에서 각 대사관에 한글작품을 표구해 보낸 적이 있다. 이를 시작으로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노력해왔다. 문화관광부의 도움을 받아 각 나라의 유명 대학에 한글서예를 알리는 행사도 해오고 있다. 지난 5일부터 18일까지 미국 UCLA에서 한글서예가 전시돼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 수강생들에게 한마디
■ 수강생들이 이곳에서 배우는 것 자체로 행복을 느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열심히 하시고, 가정과 자신이 행복해지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