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제동의 한 건물은 철거를 기다리며 1년이 넘도록 방치됐다. 분진막으로 건물 전면을 가린 채로 있어 쓰레기로 인한 파리 등 해충이 발생, 인근에서 장사를 하고 있던 A식당의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
A식당 주인은 구에 민원을 넣어 피해를 호소해보기도 하고, 건물주로 있는 S건설에 사진과 함께 민원을 보냈지만 돌아오는 것은 「이주비를 더 받기 위한 핑계」라는 대답뿐이었다.
특히 구에서는 시행사에 권고조치만 할 수 있을 뿐 더 이상의 행정조치는 어렵다고 밝혔다. 보통 철거할 건물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시행사가 철거하면서 치우기 때문에 철거할 때까지 놔두는 방법밖에 없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방치된 쓰레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철거 건물 내부에 있는 잔재는 물론 행인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에서 불이 나는 것을 발견한 A식당 주인이 직접 그 불을 껐다. 다행히 큰 불은 아니었지만 언제 화재가 일어날 지 알 수 없는 불안감을 감출 수 없었다. 또 지난 4일에는 누수로 인해 A식당의 두꺼비집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화재 원인은 옆 건물에 사람이 살지 않아 누수가 방치돼 화재가 났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런 상황임에도 구에서는 현장에 나가보지도 않는 등 안이한 행정처리를 보이고 있다. 취재를 위해 문의한 청소행정과 담당은 『민원이 없어 처음 듣는 얘기』라며 『오후에 현장을 방문하겠다』고 해놓고는 다음날까지도 관할동에 문의만 했을 뿐 현장에도 나가보지 않았다. 또 담당자는 『사유지에서는 쓰레기도 재산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치울 수 없다』고 전하며 『쓰레기 치우는 것도 용역을 이용하기 때문에 행인들이 버리는 쓰레기까지 일일이 치우는 것은 돈이 너무 많이 든다』며 난색을 표했다. 주택과에서는 『시행사에 권고조치만 할 뿐, 화재가 발생해도 구는 도의적인 책임밖에 없다』며 책임을 회피했다.
S건설에서도 A식당 주인이 호소가 담긴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나서야 협의에 응했고, 플래카드를 철거하는 조건으로 쓰레기를 치우겠다고 약속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플래카드가 나붙자 철거를 조건으로 쓰레기를 치우겠다는 S건설. 사유지이기 때문에 행인들이 버리는 쓰레기와 여기서 발생하는 화재는 모두 시행사 책임으로 돌리는 구. 이 가운데서 A식당의 피해는 더욱 커져만 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