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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제2동 재건축 건물 1년째 방치, 쓰레기 천국
고은희 기자
2006-06-20 14:30
인근건물 A식당 2차례 화재발생, 악취 등 피해호소
건물주, 구청 - “책임없다” 뒷짐만
건물 밖으로 쓰레기가 삐져나와 거리를 지나는 행인들에게도 피해를 주고 있다.
홍제2동 방치된 건물 인근 A식당이 게시한 호소문

홍제동의 한 건물이 철거를 앞두고 1년이 넘도록 방치되면서 문제가 속출하고 있다. 인근 A식당 주인은 피해상황을 알리는 호소문을 간판에 게재, 구청장, 시·구의원, 동장에게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어떤 피해가 발생하고 있는지 알아보고 구에서의 대처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알아봤다. <편집자주>


■ 홍제동 A식당 주인의 주장 “1년째 방치, 화재 2번 발생, 대책 마련 시급하다”

지난 4일경 홍제2동 A식당의 두꺼비집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연기가 올라왔다. 다행히 불은 진압됐지만 한번도 이런 일이 없었던 터라 주인 B씨는 전문가를 불러 원인을 확인했다. 그는 『옆 건물에 사람이 살지 않아 비가 와도 누수된 채 방치돼 있어 화재가 났다』며 주의를 줬고, B씨는 놀란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또 지난 4월에는 방치된 건물에 쌓인 쓰레기에 누군가 발화물질을 버려 화재가 발생했다. 역시 초기에 발견, 불은 껐지만 언제 다시 화재가 발생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

뿐만아니라 식당옆에 방치된 쓰레기에서 발생하는 파리로 영업에도 피해가 발생했다. 특히 S건설 측에서 매입한 바로 옆 건물이 분진막으로 가려진 채 1년이 지나도록 방치되면서 악취가 나면서 식당을 찾는 손님들이 점점 줄어들었다.

B씨는 S건설이 자신이 영업중인 가게 건물도 매입한 상태여서 쓰레기처리를 요구했으나 계약기간이 2년4개월여가 남았음에도 나가라고만 할 뿐 별다른 조치가 없었다. 직접 구청으로 찾아가 민원을 넣으려 했지만 가는 부서마다 해당 부서가 아니라는 말만 들으며 5~6군데만 돌아다니다 결국에 지쳐 발길을 돌리고 말았다.

억울함을 알릴 길이 없던 B씨는 최후의 방법으로 구청장, 시·구의원, 동장에게 문제해결을 촉구하는 호소문을 플래카드에 걸어달았고 호소문이 붙은 후에야 건설사 측은 B씨를 찾아 합의를 요청하면서 『22일까지 쓰레기를 치울테니 플래카드는 떼 달라』고 요청했다.

호소문이 게재된 후 B씨는 더욱 황당한 일을 겪었다. 지난 15일 밤 신원을 알 수 없는 남자 2명이 간판에 검은색 페인트를 뿌리고 있었던 것. B씨는 밖으로 쫓아나가 한 남자의 다리를 잡고 못하게 막았지만 다른 한 사람이 B씨를 구타하고 그대로 줄행랑을 쳐버렸다. 간신히 정신을 차린 B씨는 경찰에 신고한 후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다. 뇌진탕 등으로 14주 진단이 나왔다. B씨는 『한 남자의 다리를 잡았을 당시 그에게 재건축에서 보냈냐고 소리치자 그가 그렇다고 대답했다』며 『S건설이 아니면 누가 어떤 이유로 간판에 페인트를 뿌리겠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B씨는 현재 이에 대해 소송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 S건설측 주장 “A식당 주인, 과도한 이주비 요구 쓰레기는 핑계일 뿐” 페인트 사건, 우리와 무관하다

S건설의 C직원은 『다른 사람이 버리는 쓰레기를 일일이 치울 수는 없다』며 『쓰레기를 치우고, 전기로 인한 화재 역시 앞으로 안전사고가 없도록 조치해 줄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B씨의 가게까지 철거하기 위해 B씨와 협의하는 도중 이주비에 대한 조율이 되지 않아 결렬된 바 있다. 이 때문에 B씨가 S건설에게 불리한 호소문을 게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쓰레기에 대한 부분은 이미 B씨와 협의가 됐다』고 설명했다.

「플래카드 페인트 사건」에 대해서는 『전혀 몰랐다. B씨와 협의를 하기 위해 찾아왔다가 알게 됐다』고 설명, S건설과 무관함을 강조했다. 그러나 그 후 S건설 실장이라고 밝힌 한 직원은 『무조건 기사를 싣지 말라』며 『어제 통화한 직원은 대표가 아니므로 인터뷰 내용에 책임을 질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취재를 거부했다.

서대문구청 입장 주택과 - “수차례 S건설에 권고했다”
   청소행정과 - “현장민원 못받아 사실 몰랐다” 뒷짐

한편 구는 이 문제에 대해 해당 건물주에 수 차례 쓰레기를 치우도록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과 직원 신진식 씨는 『건물이 사유지이기 때문에 구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한정돼 있다. 쓰레기를 치우는 것은 사업시행자가 맡아서 해야 하는 것』이라며 『철거할 때 쓰레기를 같이 치우는 것이 보통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민원이 발생하면 해당 건물주에게 쓰레기를 치워줄 것을 요구한다. 이번 홍제동 문제도 S건설 측에 여러 번 권고한 바 있다』고 전했다. 1년여가 넘도록 쓰레기가 방치된 것에 대해서는 『S건설 측이 땅을 매입하고 허가를 받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연돼 발생했으며 얼마 전 사업승인이 나왔으니 철거가 곧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청소행정과 담당 주임은 『무단투기된 쓰레기에 대해서는 책임이 없다』고 밝히면서 『재건축을 위한 건물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사유지 내 쓰레기이므로 사업시행자의 몫』이라고 설명했다. 사유지 쓰레기는 민원이 발생할 경우 「청정명령」을 내려 건물주에게 언제까지 치울 것인지 대답을 듣고 3차 경고시까지 쓰레기가 방치되면 관할기관에서 대신해 쓰레기를 처리한다. 이에 대한 비용은 건물을 압류하는 방법으로 충당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대부분 「압류」절차 때문에 구두로만 지시할 뿐이라면서 주택과의 설명과는 달리 『그 곳의 민원을 알지 못한다』고 말해 안일한 행정을 드러냈다.

또 취재 후 현장을 방문하겠다고 약속해 놓고 다음날까지 현장에는 가지 않은 채 홍제2동사무소와 통화만 한 것으로 밝혀 탁상행정을 그대로 드러냈다. 또 『안전사고가 발생해도 구는 도의적인 책임만 있을 뿐 직접적인 책임은 사업시행자에게 있다』고 책임을 미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