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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도시락 파문 1년… 서대문급식 위생 현주소
고은희 기자
2006-06-20 13:48
관내 A초, 공사현장 옆 급식실 먼지 무방비
학교급식위원회 설치 등 부모 관심 필요
솥단지에서 뭍어나온 이물질
2005년 하반기 서대문구내 초등학교 급식 위생안전 점검결과
2005년 하반기 서대문구내 중학교 급식 위생안전 점검결과

부실도시락 파문이 일어난 지 1년여가 지났다. 안전한 급식을 만들기 위해 학부모와 시민단체 등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도권학교 3곳 중 1곳에 수산물을 납품하는 수협중앙회의 급식재료에서 녹슨 못, 타이어 조각, 벌레 등이 발견되는 등 문제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서대문구의 급식의 현주소를 알아보고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짚어봤다. <편집자주>


수협중앙회 쓰레기 급식재료 납품, 충격
수도권 3학교 중 1개 학교 불량수산물 먹은 격


서울ㆍ경기 지역 2200여 초ㆍ중ㆍ고등학교의 30%에 해당하는 670여개 학교에 수산물을 공급하는 수협중앙회의 급식용 식품재료에서 녹슨 못, 타이어 조각, 파리, 집게벌레 등이 발견된 것이 보도되면서 충격에 휩싸였다. 한겨레신문은 지난 달 14일자 보도를 통해 수협중앙회에서 납품한 수산물 식품재료에 대한 일선 학교의 항의 등이 기록된 「클레임 일지」를 근거로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수협중앙회는 2004년부터 서울ㆍ경기ㆍ충남(천안) 지역의 675여 초ㆍ중학교에 수산물 식품 재료를 공급해오고 있으며 동 업체 중 1위를 달리고 있던 터라 충격이 더욱 심하다. 클레임 일지는 식품재료를 공급 받는 학교들이 제기한 항의 내용을 정리한 것으로, 지난 8개월동안 접수된 항의ㆍ시정 요청 409건 가운데 1/4(102건)이 변색되거나 역한 냄새, 또는 곰팡이가 생긴 상태여서 조리가 불가능한 경우가 적혀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녹슨 못, 파리, 집게벌레 등 각종 이물질이나 벌레가 나왔다는 항의는 72건으로 나타났으며, 「요구한 조건 부적합」이 173건, 냉동 불량 15건, 원산지 다름ㆍ엉뚱한 제품 등이 47건으로 밝혀졌다. 수협중앙회는 클레임 일지 내용은 대부분 학교에서 걸려온 전화를 메모한 수준으로 실제와는 차이가 있다고 밝히며 이물질 72건에 대해서는 『1년간 약 26만건(650개교×200일×2개 품목) 중에서 발생한 것으로, 일반 기업체의 동 유형의 클레임 건수와 비교하면 비교적 양호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수협의 과실을 인정하며 물의를 일으킨 점에 대해 정중히 사과한다』고 말했다.


A초등학교, 학부모 먼지구더기 급식조리실, 항의, 학교와 긴 싸움
교장, 『점검시문제 발견되지 않았다』 입장 밝혀

자녀가 A초등학교에 다니는 B씨는 『설거지하고 헹궈놓은 그릇들 위로 뽀얗게 먼지가 앉아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히며 『공사현장이 바로 옆에 있어 창문을 닫고 있어도 미세먼지가 들어온다』고 말했다. 그는 『음식을 만드는 시간과 밥을 먹는 시간 동안에는 공사 중지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있다』고 전했다.

B씨는 또 급식실에 설치된 솥단지에 이물질이 묻어있음에도 그 상태로 튀김요리를 하고 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청와대 민원실에 제출한 바 있다. B씨는 『솥단지를 휴지로 닦아보자 지저분한 검은 이물질이 그대로 묻어났다. 학교에 항의해도 받아들여지지 않아 청와대에 민원을 제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A초등학교 교장은 『문제가 됐던 솥은 무쇠솥으로, 타 학교도 같은 규격으로 사용하도록 돼 있는 것이며 길을 들이기 위해 식물성 기름을 칠한 것』이라며 『다음날 사용하기 전 깨끗하게 닦는다』고 해명했다. 그는 『솥 자체가 까맣게 되는 것은 솥이 길들여지는 과정으로, 어디에서도 무쇠솥은 그렇게 사용한다』고 답했다.

교장은 또 『아이들이 먹는 음식을 위생적으로 하는 것은 상식 아닌가』라며 『민원이 제기돼 멀쩡한 솥을 어쩔 수 없이 교체했다』고 말했다. 교장은 이어 『학교 바로 옆에서 공사하는 것 때문에 위생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현재는 공사가 마무리 단계라 먼지와 소음 등이 별로 발생하지 않는다. 위생검사에서도 검증된 부분이다』라고 설명했다.

A초등학교는 내년 급식실 공사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급식실 리모델링을 추진했지만 예산 문제로 미뤄지다 올해 교육청에 2억5000만원의 예산이 책정됐고, A초에 우선 지원하기로 했다. 배수로, 바닥, 천정 등 리모델링과 노후기기 교체가 이뤄질 전망이며 내년에 공사를 실시한다. 이에 대해 B씨는 『내년이면 아파트 신축공사도 마무리된다. 그 때까지 아이들에게 먼지가 가득한 점심을 먹일 수는 없다』며 교육청 등을 찾아가 공사 중단을 요청하고 있는 상태다.


고은초, 서부지역 내 위생 1위
구, 초등교 급식 위생 평균 미달


서울시서부교육청의 2005년 하반기 초등학교와 중학교 급식 위생 점검한 결과를 살펴보면 서대문구의 경우 중학교는 평균을 간신히 넘긴 반면 초등학교는 평균보다 조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서부지역 내 61개 초등학교와 37개 중학교를 상대로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조사한 것으로, 초등학교 평균 84.10점, 중학교 평균 85.09점으로 나타났다. 우리구는 초등학교 평균 83.84점, 중학교 평균 85.2로 나타났다.

초등학교의 경우, 고은초등학교가 96점을 받았다. 이는 서부지역 내 초등학교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연희초등학교의 급식 위생 점수는 71.2점으로 나와 은평구 갈현초(70.8점)를 제외하고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아 급식 위생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표참조> 중학교의 경우 마포구 신수중(94.8점), 은평구 영락중(94.6점)에 이어 연북중학교가 93.6점으로 3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이대부중은 77.4점을 받아 은평구 연신중(77점), 마포구 동도중 (72.4)을 제외하고 가장 낮은 점수를 받았다. 실제 서대문관내 C초등학교 한 학생은 『급식에서 동전이 나온 적도 있다』고 말해 충격을 주고 있다. <표 참조>


학교급식소위원회 구성 필요
부모들 실질적 참여있어야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이빈파 대표는 「안전한 학교급식을 위한 활동방향과 제언을」을 통해 학교에서 위생적인 급식을 제공하기 위해서 학부모의 급식소위원회 구성을 법제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구슬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이 있듯이 부모들의 실질적인 참여가 없다면 학교급식소위원회는 요식활동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며 부모들의 참여를 이끌 수 있는 학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학부모들에게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구했다.

관내 한 초등학교에서도 급식 위생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문제가 되고 있는 A초등학교는 급식실 바로 옆에 아파트 신축공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에 따른 위생관리는 조리종사원과 영양사가 전담하고 있을 뿐 다른 장치는 찾아볼 수 없다는 이의가 제기된 것. 교사와 함께 동반자적 위치에서 자녀들의 교육환경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

학부모들 스스로 급식소위원회 위원을 자청해 아침에 납품되는 식재료를 꼼꼼히 검수하고 점심에 제공되는 급식을 모니터링 하는 것도 위생적인 급식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서대문 내 D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들이 급식모니터링에 참가하고 있지만 한반에 1명씩 2명이 한 조가 돼 일주일에 1회만 모니터 활동을 하는 등 체계적이고 지속적으로 이뤄지지 못하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모니터 요원인 한 학부모는 『일주일에 한번 모니터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

또, 한 번 점검에 나가면 다음 차례가 돌아올 때까지 약 1년여의 시간이 걸린다』며 현 급식모니터제도의 문제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빈파 대표는 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역할로 급식법 개정, 조례제정 및 각 학교 급식상황점검, 예산확보 등을 요구했으며, 생산자는 안전한 식재료와 위해 없는 가공식품 제공을 과제로 꼽기도 했다.

학생들은 하루 세끼 중 한 끼를 학교에서 먹는다. 최근에는 아침을 거르는 학생들이 많아 점심을 제공하는 학교 급식은 그만큼 중요하다. 아이들의 「생명줄」이라고까지 할 수 있는 급식, 위생적이고 깨끗한 식사를 아이들에게 줄 수 있도록 학교와 학부모, 시민단체, 정부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