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들어가면 빠져나올 수 없는 블랙홀처럼 혼돈속에 북적대는 사람들. 조금이라도 빨리 투표를 마치기 위해 서로 밀고 밀리는 북새통. 지난달 25일 열린우리당 경선이 치러진 문화체육회관의 펼쳐진 광경이다. 본래 6시에 시작할 예정이 있던 투표시간이 두시간 이나 늦어지면서 투표를 하려는 당원들이 한꺼번에 몰리게 된 것.
시작부터 진행이 순조롭지 못해 4시에 시작하기로 돼 있던 행사는 5시가 가까워져서야 시작됐다. 시작이 지연되다 보니 투표하는 사람도 진행하는 사람도 조급해진탓에 선거인명록에 꼭 받아야 할 서명이 빠져 무효표가 속출했고 통합선관위는 신경이 날카로워진 후보와 당원들의 원성을 사고야 말았다.
일반 당원들 중 대다수가 투표를 하지 못하고 되돌아가기도 했다. 특히 후보자가 가장 많아 그렇지 않아도 신경전이 팽팽했던 「바」선거구의 몇몇 후보자들은 선거인명록에 서명이 많이 빠진 사실을 발견하고 『조건이 동일하지 못하다. 선거 무효처리 하라』 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혼란속에 투표는 9시에 마감됐지만 개표는 새벽 3시가 넘어서야 끝났고, 꼬박 12시간 이상 앉아서 행사를 지켜보던 당원들은 불평과 함께 비난과 야유의 발언을 쏟아냈다. 선거 책임자인 통합선관위의 진행상 문제점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본지 기자가 개표장에 오르자 다짜고짜 기자증제시를 요구했고 옆에 있던 모 방송 남자 기자가 신분을 확인했음에도 기자증을 재차 요구하며 취재를 막았다.
다시 개표가 진행되던 현장으로 기자들이 올라가자 몇 명에게 기자증을 요구하다 한 남자기자가 항의하자 바로 신분확인을 포기하는 편파성을 보였다. 원래 개표가 진행되기 전 언론사에 참관인증을 발부해야 하는 원칙은 무시한채 늦은 시간까지 취재를 위해 머무르고 있는 기자들에게 신분을 요구하는 열린우리당 서울시당 선관위의 태도는 이해못할 부분이 많다.
특히 남자 기자와 여자기자를 차별하는 그들의 태도에는 분명 명백한 오류가 있다. 경선은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 됐지만 40만 서대문구민의 대표와 대변자가 될 후보를 선출하는 자리에 충분한 준비 없이 행사를 진행, 크고 작은 물의를 일으켰던 열린우리당 서울시당 선관위의 행태에 씁쓸함을 느낀다.